밸류업 공시기업, 작년 주가수익률 미공시기업比 21%P 높았다

입력 2025-05-27 14:00
밸류업 공시기업, 작년 주가수익률 미공시기업比 21%P 높았다

3월 기준 125사 밸류업 공시…코스피 시가총액 절반 육박

현금배당 10%↑ 33조원…자사주 취득 130%↑·소각 190%↑

거래소, HD현대일렉트릭·KB금융 등 우수 밸류업 기업 10사 표창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정부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의 지난해 평균 주가수익률이 미공시기업 대비 21%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27일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1주년을 맞아 우수 밸류업 기업 10사를 표창하는 한편 주주가치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다.



◇ 기관투자자 57% "밸류업,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여"

거래소가 지난해 5월 27일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추진 경과와 공시 우수사례를 선정해 발간한 '개업 밸류업 프로그램 백서'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기업의 지난해 평균 주가수익률은 4.5%로, 미공시기업 평균인 -16.9%에 비해 21.4%포인트 높았다.

금융업종의 경우 밸류업 공시기업의 지난해 주가수익률이 25.3%에 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4배에서 0.5배로 25% 증가하는 등 저평가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

지난 3월 기준 125개 기업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으며, 이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46%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공시 기업들이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목표는 주주환원(90%), 자본효율성(70%), 성장성(52%) 등으로 다양했다.

주주가치 중심 경영이 확산하면서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해 현금배당은 전년 29조5천억원 대비 10.8% 증가한 32조7천억원으로, 코스피 밸류업 공시기업의 배당금 총액이 18조원으로 전체의 59.2%에 달했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18조7천억원으로 전년 8조2천억원에서 130% 가까이 증가했고, 소각 규모는 4조8천억원에서 13조9천억원으로 190%가량 늘어났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9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목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57%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이 같은 목표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코스닥 및 중소형주의 참여가 미흡한 점과, 밸류업지수 편입기업 중 공시기업 비중이 높지 않은 점을 꼽았다.

세제혜택을 포함한 다양한 인센티브의 조속한 시행 역시 참여기업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여의도 거래소에서 열린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가한 토론자들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은 단기적 성과에 치우치지 않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하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모든 시장 참가자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금융위원장 "밸류업에 국민적 공감대, 차기 정부서도 추진될 것"

거래소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1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난 1년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등 밸류업 문화 확산에 기여한 우수기업 10사를 표창했다.

성장에 기반한 우수한 밸류업 성과를 거둔 HD현대일렉트릭[267260], 적극적 주주환원을 시행한 KB금융[105560] 등 2사가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했다.

메리츠금융지주[138040], 삼양식품[003230], KT&G[033780]가 금융위원장상을, 삼성화재[000810], 신한지주[055550], 현대글로비스[086280], KT[030200], SK하이닉스[000660]가 거래소 이사장상을 받았다.

거래소는 주주가치 존중 문화 정착과 자본시장의 레벨업을 위해 더 많은 기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컨설팅 등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밸류업 기업에 대한 투자 기반 확대를 위해 기관투자자 역할을 강화하고 밸류업 연계지수 개발 및 홍보활동도 계속해서 펼치기로 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프로그램 시행 이후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공시에 참여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등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거래소는 우리 자본시장에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업은 시장 또는 감독 당국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의 목소리를 먼저 생각해 스스로 변화하고, 기업별 특성에 따라 주주환원뿐만 아니라 투자 확대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밸류업을 추진하는 한편 획일적 시각을 넘어서 기업의 노력을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제고'의 관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밸류업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인 만큼 다음 정부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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