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경제(캐즘에도 배터리 건식 공정 경쟁 치열…K배터…)
캐즘에도 배터리 건식 공정 경쟁 치열…K배터리, 분쟁 회피 고심
테슬라 이어 中도 양산 속도…"신속·안정 도입이 시장 판도 좌우"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잇따라 '건식 전극'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는 가운데 관련 특허·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선두업체가 확보한 특허를 우회하면서도 수익성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간한 '2025 건식 전극 특허 전략 리포트'에 따르면 건식 공정은 배터리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주요 업체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건식 공정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 공정에서 활물질을 고체 파우더로 만들어 금속 극판에 코팅하는 방식을 뜻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도입한 습식 공정 대비 전극 제조 비용을 17∼30%가량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대표적인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테슬라는 2019년 맥스웰을 인수하면서 건식 전극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했으며, 이르면 올해 또는 내년에 양산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국 CATL은 올해 점진적 양산을 추진하기 위해 일부 대형 셀에 건식 공정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고, 비야디(BYD)는 올해 내로 소규모 파일럿을 운영해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은 미국 기가팩토리와 협업을 통해 지난해 파일럿 운영을 시작했으며, 올해 일부 양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3사 또한 파일럿 라인을 운영하고 있어 기술 접근이 늦은 건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분쟁 회피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SNE리서치는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 양산 전환을 목표로 오창 플랜트 등에서 파일럿 라인을 운영하며 공정 개선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도 국내에서 파일럿 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SK온도 관련 파일럿 라인을 일부 가동 중이다.
국내 기업들은 선두업체와의 특허 분쟁을 피하기 위해 핵심 바인더 조성 변경, 공정 조건·장비 차별화, 크로스 라이선스 협상 강화 등의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은 기술적·법적 장벽이 높아 무리하게 양산 일정을 단축할 시 생산 안정성과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SNE리서치는 "건식 전극 기술은 기존 습식 공정 대비 친환경적이고 제조 효율도 높아 혁신 영역으로 꼽힌다"면서도 "특허 분쟁 리스크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요구되는 현실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건식 전극 공정 관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이를 어떻게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도입하느냐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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