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美 대외원조 중단, 미얀마에 치명적…서부지역 기근 임박"
앤드루스 인권특별보고관 "불필요하고 잔인한 재앙" 비판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 중단이 미얀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유엔이 우려를 표했다.
1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머스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미얀마 군사정권의 공습과 폭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식량·의료 지원 중단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전날 브리핑에서 말했다.
그는 "미국의 갑작스러운 지원 중단이 이미 미얀마인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지금 벌어지는 재앙은 불필요하고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앤드루스 특별보고관은 미국의 대외 원조 중단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지원 삭감으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기근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성 착취와 인신매매가 늘어나고, 방글라데시 등으로 국경을 넘는 미얀마인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해외 원조 프로그램이 미국 외교 정책에 부합하는지 평가하는 동안 자금 지출 등을 90일 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WFP는 심각한 자금 부족으로 내달부터 미얀마에서 100만여명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하고 가장 취약한 3만5천여명만 지원할 수 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미국은 WFP의 핵심 자금 지원국이다. 지난해 WFP 예산 가운데 미국이 약 45%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1일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권을 몰아내고 반대 진영을 폭력으로 진압했다.
최근 반군 공세로 위기에 몰린 군정이 무차별 공습을 확대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과 접한 북동부 샨주에서는 지난 14일과 16일 미얀마군의 공습으로 어린이와 승려를 포함해 민간인 41명이 숨졌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전날 보도했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전날 성명에서 군정이 아동 보호 조약을 비롯한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NUG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미얀마군 공습으로 어린이 37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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