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엔 직을 걸고라도 반대"(종합)

입력 2025-03-13 12:47
이복현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엔 직을 걸고라도 반대"(종합)

현재 상법엔 '반대' 고수하면서도 "부작용있다고 원점 되돌릴 순 없어"

홈플러스 사태엔 "최소 범위 내 검사 불가피…주중 계획 짤 것"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의 의사결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직을 걸고서라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기업ㆍ주주 상생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열린 토론'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의요구권 행사는 그간 명확히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것들에 대해 이뤄져 왔는데, 이번 건(상법 개정안)이 과연 거기에 해당하는지 의문이 있다"며 "또한 오랜 기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온 마당에 부작용이 있다고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나 방식이 생산적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12월 이후 현 경제팀은 공매도 재개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 일관된 의지를 해외 투자자 등에게 밝혀왔는데, 이것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에 대해 다른 분들은 생각이 다양할 수 있지만 저로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형태의 상법 개정안에는 반대하고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유지했다.

그는 "개정안에는 '총주주'나 '전체 주주'와 관련한 다소 모호한 규범들이 포함돼 있어 현재 형태의 상법이 통과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말씀을 여러차례 드렸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어떤 안도 사실 다 부작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가 명백히 아는 상황"이라며 "조금 모자란 형태로 법 개정이 된다고 해도 그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지 다시 원점으로 돌릴 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상법 개정안의 대안적 성격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서도 "상법 개정안이 절대적인 악이고 자본시장법 개정안만이 선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상장 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여당과 경제단체 등은 이 개정안이 기업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지만, 민주당은 주주 보호를 통한 주식시장 정상화 등을 강조하며 앞서 국회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오늘 상법 개정안을 또다시 일방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해 우리 기업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홈플러스 카드대금 채권을 유동화한) 전단채 판매 문제나 리테일로 팔린 부분 등에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 수집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소 범위에서 검사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주 중으로 한번 계획을 짜서 금융위에 보고한 뒤 필요한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절차로 들어간 홈플러스가 심리적 쏠림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안 돼 생기는 부작용을 가장 중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홈플러스 거래 대상이 되는 3천500개 거래업체 명단과 거래내역, 미지급 내역 등을 확보해 정부에서 필요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밑자료를 준비해놓은 상태"라며 "산업부나 중기부에서 일시적인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삼부토건[001470]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야권 지적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조사 인력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삼부토건 사건과 관련해 200여개 계좌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수백개의 계좌에 보는 경우는 그리 일반적이지 않다"며 "오랜 기간 물밑에서 조사를 해왔다는 말씀을 드 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4조3천억원가량 불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현재 경기 침체 상황이나 비수도권 문제, 소상공인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여신 공급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며 "천장을 닿아도 안 되고 바닥에 닿아도 안 되는 상황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6조원 이상이 갑자기 늘 경우 금융당국이 비상 대응을 해야 할 수 있지만, 4조3천억원은 빨간 불이 들어올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라면서 "3월 추세도 횡보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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