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41년만에 새 로고…'현대적 이미지' 입은 태극마크로
본사 격납고서 '라이징 나이트' 행사…글로벌 트렌드 반영·전통 계승
항공기 도장 'KOREAN' 새겨…쉐프·유명 브랜드 협업해 기내식·서비스 개선
(서울·영종도=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대한민국 최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이 '태극 마크'로 대표되는 기업 이미지(CI)를 바꾼다.
현재의 로고를 도입한 1984년 이후 41년 만이다. 빨간색, 파란색, 흰색으로 이뤄진 태극 문양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대한항공은 새로운 CI 공개에 발맞춰 신규 기내식을 선보이고, 식기와 어메니티(편의용품) 등 기내 서비스 제품을 리뉴얼한다.
◇ '다크 블루' 단색 태극마크…격식·개성 표현 서체 디자인
대한항공은 11일 서울 강서구 본사 격납고에서 '라이징 나이트' 행사를 열고 새로운 로고를 비롯한 CI를 선보였다.
새 로고는 대한항공의 상징인 태극마크 심벌과 항공사명을 표기한 로고타입(KOREAN AIR)을 나란히 배치한 형태로 구성했다.
심벌은 기존 태극마크의 형태를 유지하되 색상은 짙은 푸른빛의 '대한항공 다크 블루' 단색을 적용했다.
대한항공은 "절제된 표현 방식으로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통합 항공사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모던함을 강조했고, 단색에는 대한민국 대표 국적 항공사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담았다"며 "태극마크를 이루는 우아한 선으로는 역동적인 에너지와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심벌 디자인 변경은 모던함과 미니멀리즘(최소화) 트렌드를 추구하는 주요 글로벌 기업의 추세에 발맞추면서도 대한항공 고유의 헤리티지(전통)를 계승한 것이라고 대한항공은 소개했다.
태극마크 옆의 로고타입 'KOREAN AIR'의 디자인은 격식을 갖추면서도 개성을 드러냈다고 대한항공은 밝혔다. 서체는 끝부분에 붓으로 쓴 글씨처럼 날렵한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부드러운 커브와 'K', 'R' 등 글자에 열린 연결점을 뒀다.
대한항공은 심벌과 로고타입 'KOREAN AIR'를 모두 표기한 방식, 심벌과 로고타입을 'KOREAN'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방식, 심벌만 사용한 방식 등 3가지를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온오프라인의 신규 로고 배경에 사용되는 3D 모티프와 2D 패턴도 함께 선보였다.
브랜드 이미지 통일을 위해 전용 서체와 아이콘도 개발했다. 로고타입과 같은 디자인 특성을 적용했고 홈페이지를 포함해 공항, 라운지, 기내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보잉 787-10부터 새 항공기 도장 적용…내일부터 운항 투입
대한항공은 이날 새 CI를 입힌 항공기 도장(리버리)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7월 도입한 보잉 787-10(HL8515) 신형기가 대한항공의 새 로고로 처음 옷을 갈아입었다. 이 항공기는 오는 12일 오전 인천에서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는 KE703편에 처음 투입될 예정이다.
새 항공기 도장의 측면 앞부분에는 'KOREAN AIR'에서 'AIR'(항공)를 뺀 'KOREAN'이 큼지막한 글자로 새겨졌다. 대한항공은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로서의 자신감을 나타내기 위해 이런 디자인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항공사 명에서 'AIR' 혹은 'AIRLINE' 없이 국적만을 명기한 방식은 주요 글로벌 항공사들도 사용하고 있다. 미국 'American'(아메리칸항공), 스위스 'Swiss'(스위스항공), 오스트리아 'Austrian'(오스트리아항공), 태국 'Thai'(타이항공) 등이다.
대한항공은 새 도장에 고유의 하늘색 계열을 유지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금속 느낌(메탈릭) 효과를 더한 페인트를 새로 개발했다.
또 새 태극마크의 디자인 특징을 항공기 도장에도 적용해 동체 윗부분(하늘색)과 아랫부분(흰색) 사이에 부드러운 곡선이 가로지르도록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통합 대한항공은 앞으로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하늘길로 연결하겠다는 수송의 더 뜻깊은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누구도 넘보지 못할 안전 체계를 갖춰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빠삐요뜨', '연어 비빔밥' 등 기내식 신메뉴…서비스 고급화
대한항공은 CI 공개 행사에 앞서 인천 영종도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기내식 신메뉴와 업그레이드된 기내 서비스도 선보였다.
일등석 등 상위 클래스에는 식전 음식인 아뮤즈 부쉬, 애피타이저 메뉴를 고급화했다. 재료를 종이 포일에 감싸 오븐에서 요리한 '빠삐요뜨', 한입 크기의 소형 디저트 과자인 '쁘띠푸르' 등 새로운 스타일의 주요리와 디저트를 도입해 섬세한 맛과 시각적 즐거움을 가미한다는 포부다.
한식에 모던함과 트렌디한 감성을 더한 신규 메뉴도 제공한다. 한국 고유의 재료와 조리법을 살린 문어 영양밥, 차돌박이 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을 주요리로 선정하며 대표 국적 항공사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일반석 기내식 한식도 기존에 나물과 쇠고기 위주였던 비빔밥을 연어 비빔밥, 낙지제육덮밥 등으로 다양화했다. 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두부팟타이, 매운 가지볶음, 로제 파스타 등 다채로운 메뉴를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세스타'의 오너 셰프인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이번 신규 기내식 메뉴를 개발했다.
기내 기물도 해외 유수 브랜드와 협업해 프리미엄 라인으로 리뉴얼하고, 최고급 기내식에 어울리는 식기를 엄선했다. 일등석은 세계적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베르나르도 차이나웨어, 크리스토플 커트러리, 독일 리델 와인잔을 사용하며 프레스티지석은 아르마니 까사 식기와 와인잔으로 서비스한다.
상위 클래스 베딩은 이탈리아 럭셔리 침구 브랜드인 프레떼 제품을 도입한다. 일등석에서는 기능성 신소재를 적용한 매트리스와 프레떼 편의복도 제공한다.
기내 편의용품을 담은 상위 클래스 어메니티와 파우치는 영국 하이엔드 브랜드 그라프와 협업했다. 어메니티 파우치는 네이비, 그린, 블랙 3종 색상을 8개월마다 바꿔 제공할 예정이다. 칫솔 등 구성품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신규 기내식과 리뉴얼 된 기내 서비스는 오는 12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장거리 주요 10개 노선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6월부터 장거리 전 노선, 올해 9월부터는 중·단거리 모든 노선에서 신규 서비스를 차례로 시행한다.
조 회장은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하나로 보듬고, 장점을 살려 문화를 융합해 세상에 볼 수 없었던 새롭고 멋진 항공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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