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美의원들 "이젠 재미 한인의 경험이 곧 미국인의 경험"
연방의회서 한인의날 행사…'변방의 소수'였던 과거와 달라진 위상 강조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의 법정 기념일인 '미주 한인의 날'(1월13일)을 앞두고 미국 정·관·재계에 몸담은 한인들과 대학생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주최로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연방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미주 한인의 날 기념 리셉션에는 각계의 한국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해 친목을 다졌다.
'미주 한인의 날'은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바탕으로 출범한 미주한인재단의 노력으로 미국 연방의회가 지난 2005년 12월 법률로 제정한 기념일이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승리하며 하원에 막 입성한 데이브 민 의원(캘리포니아주)과,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의원(워싱턴주) 등 한국계 하원의원과 남편이 한국계인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뉴욕), 지역구에 한인이 많은 조시 고트하이머 하원의원(뉴저지·이상 민주당) 등이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의원들은 한국의 국력 신장과 함께, 미국 사회에서 크게 달라진 한국계의 위상을 강조했다.
데이브 민 의원은 "초등학생 때 (미국에서) 한국 문화가 자랑스러울 것이 없었고, 김치는 날 난처하게 만들 때가 많았는데 지금 내 자녀들은 한국 문화를 자랑스러워 하고, '김치의날' 행사 때 여러 인종의 직원들은 '남는 김치 없느냐'고 한다"며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어떻게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가 하나의 숙제이지만 둘의 병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경험이 근본적으로 미국인의 경험인 경우가 매우 많다"고 밝혔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가끔 사람들은 한국 하면 '김치 좋아하세요'라는 말을 먼저 떠올리지만 나는 의원 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일을 사랑한다. 나는 보통의 미국인들이 하는 모든 것을 즐겨 한다"며 "한국계 미국인의 경험은 실질적으로 미국인의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주한인유권자연대가 조직한 미국내 30여개 대학 소속 한인 학생 50여 명이 자리했다.
미주한인유권자연대는 한국계의 미국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매년 미국 정치 참여에 관심이 있는 미국 대학내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원실 인턴 활동 등에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데이브 민 의원은 "내가 첫번째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기쁘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며 "여러분 중에서 (앤디 김에 이어) 2번째, 3번째 연방 상원의원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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