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야권, 반정부시위 예고…'親마두로 민병대, 러 소총 무장

입력 2025-01-09 04:46
베네수 야권, 반정부시위 예고…'親마두로 민병대, 러 소총 무장

오는 10일 마두로 대통령 3선 취임식 앞둔 베네수에 긴장 고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취임식을 목전에 두고 베네수엘라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성공' 주장에 맞서 '공정한 개표에 따른 결과'라며 지난해 7월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야권 측은 지지자들과 함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획한 가운데 정부 당국은 정규군과 민병대를 거리 곳곳에 배치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8일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과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야당과 시민단체는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9일 카라카스를 중심으로 마두로 대통령의 3연임에 반대하는 거리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는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제안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야권 측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서방 언론에서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을 붙인 마차도는 당국으로부터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이후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대선후보의 선거운동에 앞장서며 지지층을 결집한 바 있다.

마차도는 최근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 있는 동포들도 이번 시위에 함께 참여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당국은 이번 시위를 '테러'로 간주하고 강력한 법적 처벌로 대응할 것임을 천명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시위 참가 예정자를 '파시스트' 또는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며 "그들은 평생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카라카스 도심 곳곳에 이미 군 병력을 배치했다.



친정부 민병대원 역시 '대통령 취임식 치안 유지' 업무를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에겐 러시아제 소총이 지급됐다고 AFP는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에서는 언론 자유를 위해 활동하던 운동가와 야당 인사 최소 19명이 이번 주에 구금됐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미국 국적자 2명을 포함한 외국인 7명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됐는데, 마두로 당국은 이들 중 '용병' 1명의 신분을 미 연방수사국(FBI) 고위 관계자라고 주장했다고 AFP는 전했다.

북미 대륙을 돌며 우군 확보에 나선 곤살레스 전 대선 후보는 이날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만나 자신의 대선 승리를 인정받기 위한 지원 사격을 요청했다.

곤살레스는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주변국 정상은 '민주주의 위기 심화' 등을 이유로 마두로 대통령 취임식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마두로와 좌파 연대감을 표출해 오던 '이웃'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주요 야권 인사 탄압을 성토하며 "내정에 간섭하고 싶진 않지만,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인권이 존중되길 바라고 있다"고 적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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