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나토 수장, '우크라 지원사령부' 방문·회견 취소
공지 7시간 만에 없던 일로…바이든 체제 마지막 지원회의만 참석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일명 '우크라이나 지원 사령부' 방문 및 회견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오는 9일(현지시간) 독일 중부 헤센주 비스바덴 미군 기지에 새로 들어선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및 훈련 담당기구'(NSATU)에서 예정된 뤼터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이 취소됐다고 8일 저녁 공지했다.
앞서 이날 정오께 보도자료를 통해 일정을 안내했다가 7시간 만에 없던 일이 된 것이다.
나토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외부 일정 변경에 따라 비스바덴 방문 일정 자체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같은 날 오전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만 참석한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그는 UDCG 회의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짤막한 모두발언을 할 예정이나 질의응답에도 응할지는 미지수다.
UDCG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주도로 약 50개국이 참여해 온 우크라이나 지원 공조를 위한 비공식 협의체다.
이번 회의는 바이든 행정부 임기의 마지막 회의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는 나토 NSATU가 군사원조 조율·통제권을 넘겨받는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트럼프 당선인 집권에 대비한 조처로 해석된다.
뤼터 사무총장은 작년 10월 NSATU 준비 과정에서 비스바덴을 한 차례 방문했으나 이번 방문은 NSATU 전면 가동 이후 첫 공식 방문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일정 취소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이 집중될 수 있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달 19일 이후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물론,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언할 수 없다"고 답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에도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치를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5%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 의지를 거듭 밝히는가 하면, 우크라이나가 휴전 조건으로 언급한 나토 가입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모두 그간 바이든 체제에서 유지된 나토 기조를 뒤집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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