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령관, 프랑스 훈련 군부대 무더기 탈영 시인
전투에 써보지도 못하고…"제155 기계화여단 2천300명 중 1천700명 탈영"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랑스에서 프랑스산 첨단 무기로 전투 훈련을 받은 우크라이나군 제155 기계화 여단 소속 병사들 가운데 대다수가 탈영했다는 보도가 사실로 확인됐다.
미하일로 드라파티 우크라이나 육군 사령관은 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언론 인터뷰에서 제155 기계화 여단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며 탈영 보도를 사실상 시인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력 배치, 훈련, 지휘 체계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이 모든 것이 인식되고 분석됐으며, 확실한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제155 기계화 여단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해외에서 훈련받은 첫 우크라이나 부대다. 프랑스군의 지도와 훈련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현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프랑스는 이 부대에 AMX-10 경전차, 장갑차 128대, 세자르 자주포 18문을 지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훈련 현장을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11월 프랑스에서 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지휘관인 드미트로 리움스힌 대령이 돌연 사임하는 등 이 부대는 본격적으로 실전에 배치되기 전부터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유명 군사 블로거 유리 부투소프는 이 부대 병사 2천300명 가운데 1천700명이 전투에서 싸워보지도 않고 탈영했으며 프랑스에서 훈련 도중 도망친 병사도 50명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 이유로 이 부대에 배치된 병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한 것이 아니라 강제 징집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육군 사령관은 개와 당나귀 부대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그 부대에 수천 명을 집어넣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말 그대로 거리에서 강제 징집됐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드라파티 사령관은 부투소프의 주장을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부투소프가 제시한 사실 중 상당수가 실제로 발생했다"면서도 "보도된 것만큼 대규모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더기 탈영의 원인으로 병사들의 공포와 실전 경험 부족을 꼽으며 지휘 체계의 부실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마리아나 베주흘라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위원회 부의장은 지난달 이 여단이 사실상 해체돼 다른 부대로 재배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가 이 여단을 전문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우리 장군들의 잘못된 군사적 결정으로 인해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드라파티 사령관은 이 여단이 "프랑스에서의 훈련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것"이라며 또한 이 여단이 "우크라이나-프랑스 간 협력의 마지막 사례가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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