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가짜뉴스 판독' 배우는 핀란드…"미디어 리터러시 1위"

입력 2024-12-25 23:13
학교서 '가짜뉴스 판독' 배우는 핀란드…"미디어 리터러시 1위"

2013년부터 국가 정책으로 채택…"비판적 미디어 수용력 굉장히 중요"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허위정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년기부터 이른바 '가짜뉴스 판독법'을 교육하는 핀란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핀란드는 2013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를 국가 교육정책으로 채택한 나라다.

2019년 개편된 이 정책은 유년기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과 과정에 걸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도록 했다.

성인·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비정부기구(NGO), 도서관, 박물관 등의 교육 과정도 있다.

사실상 생애 전 주기에 걸쳐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는 셈이다.

당국은 시민들이 각종 미디어 콘텐츠에 대해 허위 정보를 식별하며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한편 직접 자신만의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AFP는 해설했다.

일찌감치 국가 주도로 이뤄진 핀란드의 교육 효과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핀란드는 매년 유럽 41개국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지수' 측정에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불가리아의 열린사회연구소가 만든 이 지수는 교육의 질, 미디어의 자유, 사회에 대한 신뢰 등을 바탕으로 각국의 '가짜뉴스 저항성'을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매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정통 미디어와 사회적 제도에 대한 신뢰가 이런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견해도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을 맡는 국립시청각연구소(KAVI)의 레오 페칼라 부소장은 "핀란드인은 여전히 군과 경찰, 정부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있다"며 "우리의 정치인들과 언론도 신뢰한다"고 말했다.

안데르스 아들레르크레우츠 핀란드 교육장관은 "미디어 리터러시는 사회적 회복력을 구축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핀란드는 그 필요성을 일찍이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적 미디어는 갈수록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작은 부분만 담당하게 되므로 당신이 읽는 내용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은 특히나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핀란드도 인공지능(AI) 확산과 러시아발 허위 정보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천340㎞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하이브리드 전술의 하나로 허위 정보 캠페인을 벌인다고 의심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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