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 진심인 트럼프…"부동산 개발업자의 영토확장 계획"

입력 2024-12-24 10:19
그린란드에 진심인 트럼프…"부동산 개발업자의 영토확장 계획"

안보적 배경와 함께 희토류 관련한 상업적 이유도…"팽창적 미국 우선주의"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북극해에 위치한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을 농담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국가 안보와 상업적인 이익이라는 차원에서 그린란드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NYT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북미 대륙에 위치한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보인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도 그린란드를 구입하고 싶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구(舊)소련과의 냉전 초기였던 당시에도 그린란드의 전략적 중요성은 현재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덴마크의 거부로 트루먼 전 대통령의 제안은 성사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먼 전 대통령보다 훨씬 집요하다.

그는 첫 번째 임기였던 2019년 이후 꾸준히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대가로 카리브해 북동부에 있는 미국의 속령 푸에르토리코를 건네겠다는 구체적인 협상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끊임없는 관심의 배경에는 상업적 이익을 중시하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으로서의 본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린란드에는 전기차와 풍력터빈 등의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50종 중 43종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편입할 경우 중국 희토류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같은 이유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이 20세기 초반 스페인으로부터 필리핀 지배권을 넘겨받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는 전통적 고립주의와 달리 세계 최대 군사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영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팽창주의적 성격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나라의 영토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대신, 그의 행동을 '천재적'이라고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덴마크도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마르크 야콥센 덴마크 왕립국방대학 교수는 "사람들은 더 이상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웃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9배 이상 넓이를 지닌 그린란드는 지난 2009년부터 독립을 선언할 권리가 부여됐지만, 여전히 덴마크령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의 셰리 굿맨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한 것을 거론하면서 "미국은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본토와 가까운 모든 영토를 확보하고, 적대국이 이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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