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 비위'로 美법무장관 낙마한 게이츠 이번엔 "상원의원 도전"
'미성년 성매매' 하원 보고서 공개 전날 보수단체 연설서 밝혀
루비오 국무장관 취임시 비는 의석에 '군침'…성사 여부는 불투명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성(性) 비위' 의혹이 불거져 낙마한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이
이번엔 연방 상원의원 도전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게이츠 전 의원은 22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청년단체 '터닝포인트'가 주최한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서 한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에 지명돼 정식 취임하면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 자리에 의욕을 보였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3일 보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트럼프 당선인에 의해 법무장관에 지명됐지만 성비위 의혹으로 상원 인준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사퇴한 것을 의식한 듯 "나는 미 상원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한 것 같다"면서 "아마도 나는 상원에서 루비오의 빈자리에 출마해서 그 사람들(상원의원들) 일부와 합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를 실시해 정식으로 새 의원을 선출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루비오 의원을 대신할 후임을 결정할 권한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갖고 있다.
게이츠 전 의원의 이러한 언급은 트럼프 당선인의 며느리이자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인 라라 트럼프가 루비오의 상원의원 자리에 대한 도전 포기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하지만, 연방 상원의원 도전 의사를 밝힌 지 하루만인 23일 미국 언론들이 하원 윤리위원회에서 작성한 게이츠 전 의원의 성 비위 의혹 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게이츠 전 의원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윤리위는 보고서에서 "게이츠 전 의원이 하원 규칙, 주 및 연방법 등에서 금지한 성매매, 의제 강간, 불법 약물 사용, 선물 수수 및 특권·특혜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윤리위가 게이츠 전 의원이 연방 성매매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고서에서 설명했고, 앞서 법무부도 게이츠 전 의원의 이러한 혐의를 조사했으나 기소하지 않은 점은 게이츠 전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게이츠 전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윤리위가 공식적으로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이날 워싱턴DC의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보고서 공개를 막는 긴급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원 윤리위가 전직 의원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할 권한이 없는 데다, 보고서 내용 역시 "거짓이고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게 게이츠 전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게이츠 전 의원은 지난달 8일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집권 2기 행정부 법무장관으로 지명됐으나,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등 성 비위 의혹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 13일 자진 사퇴했다.
그는 윤리위의 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해 법무장관에 지명된 직후 의원직을 사퇴했고, 올해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당선인 자격까지 포기했다.
그는 이후 극우 성향 방송인 '원 아메리카 뉴스'(OAN)에서 정치 토크쇼 진행을 맡기로 하는 등 정치 관련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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