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태생 아사드 부인 이혼 청구설…러 "사실과 달라"
아랍권 매체, 아사드 부인 '이혼·런던행 희망' 보도
英 외무 이달 초 "영국서 환영 못 받아"…영국 여권 박탈 가능성도
(모스크바·파리=연합뉴스) 최인영 송진원 특파원 = 시리아 권좌에서 축출돼 러시아로 망명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이 이혼설에 휩싸였다.
튀르키예와 아랍 지역 매체들은 22일(현지시간)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영국 태생 부인인 아스마 알아사드가 러시아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아스마가 모스크바 생활에 불만을 드러내고 이혼을 요구했으며 암 치료를 위해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이를 위해 러시아 법원에 출국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스마는 2018년∼2019년 유방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백혈병 진단도 받은 사실이 지난 5월 공개됐다.
이들 매체는 아사드가 러시아 망명 허가를 받았지만 이동과 행동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어 모스크바에 '갇혀' 있으며, 금 270㎏, 20억 달러(2조9천억원), 모스크바 내 부동산 등 재산도 러시아 당국에 의해 동결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아사드 부부의 이혼설을 부인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시리아를 24년간 통치하다가 이달 초 반군에게 쫓겨난 뒤 부인, 세 자녀와 함께 러시아로 도피해 망명했다.
아스마는 1975년 영국 런던에서 시리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시리아와 영국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아스마는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컴퓨터 과학과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투자은행 JP모건에서 일하며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1990년대 초 런던에 유학 온 아사드를 처음 만난 뒤 2000년 시리아로 이주해 결혼했다.
영부인이 된 아스마는 2002년 버킹엄궁 국빈 방문 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나고, 2009년엔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를 다마스쿠스로 초대하는 등 서방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의 독재 정치가 이어지면서 2020년 아스마와 그 가족 역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아스마를 가리켜 "시리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전쟁 수익자 중 한 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스마의 영국 내 자산은 이보다 앞선 2012년 유럽연합(EU) 제재로 동결됐다.
앞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 장관은 이달 초 아스마가 더는 영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언급하며 그의 영국 여권이 박탈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의회에서 "그는 재제 대상자"라며 "나는 그 가족 중 누구도 영국에서 살 수 없게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스마가 영국에 도착하면 수사 기관에 체포될 가능성도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런던 경찰청은 2021년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내전에서 자행한 전쟁 범죄를 조장하거나 지원한 혐의로 아스마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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