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방어 나설까…'매파적' 연준에 아시아 중앙은행 딜레마

입력 2024-12-19 15:55
통화 방어 나설까…'매파적' 연준에 아시아 중앙은행 딜레마

블룸버그 "어려운 결정 직면" 진단

일본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간) 짚었다.

달러 강세에 맞서 값비싼 반격을 벌일지 아니면 통화 가치 하락을 지켜볼 것인지 어려운 선택지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3.9%로, 지난 9월 전망(3.4%)에서 0.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내년에 금리인하가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연준의 의제로 올라왔다는 이날 신호는 달러화 강세, 아시아 통화의 약세를 이끌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40분 현재 인도 루피화는 달러 대비 0.14%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화는 0.77% 급락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는 0.17% 내렸고,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지수는 0.4% 하락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 중앙은행이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의지가 있는지, 또 그런 노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문을 재차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봤다.

BNY멜론의 전략가 위 쿤 콩은 "주로 달러화가 주도하는 아시아 통화 대비 달러 강세 움직임에 맞서기 어렵다"며 "이는 아시아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방어에 나서고 통화 하락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달러 강세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구두 개입을 통해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보낸 반면 인도 중앙은행은 아무런 설명 없이 물밑에서 역외 및 역내 거래를 통해 루피화를 지지해왔다.

다른 중앙은행들은 외환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정도의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4% 올린 7.1999위안에 고시했는데 이는 위안화를 지지하기 위한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아시아 외환 투자전략가 엘빈 탄은 "인민은행은 당분간 위안-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계속 억제할 것"이라며 "2차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하는 내년에는 위안-달러 환율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은행이 지난 7월 금리를 0.25% 인상한 뒤 10월까지 2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이날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애 쏠렸다.

일본은행이 금리동결을 결정하면서 일본 엔/달러 환율은 0.23% 오르며 한 달여 만에 다시 155엔대로 올라섰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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