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총참모장 "군비통제는 옛일…美, 아시아판 나토 시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서방을 신뢰할 수 없어 군비통제 문제를 과거의 일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등과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형성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재 외국 무관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서방의 이중잣대 정책 때문에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군비통제 문제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 없이는 상호 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메커니즘을 작동할 수 없다"며 "여러 국가가 적절한 대응 조치들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요격미사일망(ABM) 제한협정 등에서 탈퇴한 것을 문제로 삼았다. 러시아도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중단을 선언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미국이 새로운 파괴적인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냉전 시대에 체결된 군비통제 관련 조약과 협정을 파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사일 방어 시설과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전략적 공격 무기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사·정치 상황이 부정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러시아가 국가 핵 억제 정책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면서 "러시아는 핵 억제 임계치에 대한 국제적 임무에 구속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또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동맹의 활동이 증가했으며,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나토와 유사한 동맹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일본, 한국 3각 동맹이 주요 역할을 맡는 아시아 나토가 형성되고 있다"며 "러시아, 중국, 북한은 동맹의 주요 적으로 선언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과 벨라루스, 중국, 인도,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등과 군사적 교류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러시아 전략 핵전력에서 현대 무기가 약 95%에 달하고 지상 그룹이 최신 이동식 지상 기반 미사일 시스템으로 재무장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항공우주군에는 항공우주방어 능력을 높이는 새로운 편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3년째인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물자 약 1천700억달러 등 총 3천500달러를 외국에서 지원받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획득한 러시아군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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