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국, 시리아 평화적 정권 이양 촉구…"영토주권 존중"(종합)
요르단서 고위급 회담…미·튀르키예·EU·UN도 초대받아
블링컨 "'테러지정' HTS 포함 시리아 반군과 직접 접촉"
튀르키예, 다마스쿠스 주재 대사관 다시 열기로…카타르도 재개관 논의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랍 주요국의 외무장관들이 14일(현지시간) 반군이 독재정권을 축출한 시리아에서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촉구했다.
주최국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레바논,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외무장관은 이날 홍해 연안 아카바에서 시리아 문제를 논의하는 고위급 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회담에는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도 참석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회담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권 이양은 시리아의 모든 정치·사회 세력이 참여하는 포용적인 과정이어야 할 것"이라며 "이날 참석자 모두 공동성명의 내용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리아의 영토주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데에도 이견이 없었다"며 시리아 영토를 침범하고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이스라엘군을 비난했다.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내 비무장 완충지대까지 진입한 이스라엘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반군의 지난 8일 내전 승리 선언 직후 골란고원 점령지를 넘어 시리아 영토 안쪽 비무장 완충지대까지 진입했다. 1974년 설정된 완충지대에 유엔휴전감시군(UNDOF)이 주둔하기로 한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은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 전략자산 제거를 명분으로 시리아 전역을 폭격하기도 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는 요르단·이집트·이라크·튀르키예 외무장관과 EU의 칼라스 대표가 참여했다.
블링컨 장관은 고위급 회담 이후 별도의 단독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 반군의 주축 세력이자 테러단체로 지정된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포함한 여러 반군과 직접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회담을 통해 포용적이고 소수자를 존중하는 정권 이양 과정에서 여러 국가들이 지켜야 할 원칙을 명시한 공동성명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요르단 외무부는 앞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축출 이후 과도기에 시리아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시리아 내의 모든 분파가 참여하는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보장하는 게 이날 회담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튀르키예는 2012년 이후 폐쇄했던 다마스쿠스의 시리아 주재 대사관을 이날 다시 열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2011년 단교 이후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복원하지 않은 카타르도 오는 15일 대표단을 다마스쿠스로 보내 과도정부 관계자들과 대사관 재개관 문제를 논의한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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