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산당, 전 최고위직 인사들 징계…푹 전 주석에 '경고'
전직 권력서열 5위 인사도 '견책'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베트남 공산당이 응우옌 쑤언 푹(70) 전 국가주석 등 물러난 전 최고위직 인사 여러 명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14일(현지시간)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과 블룸버그 통신,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공산당 정치국은 전날 회의를 열고 푹 전 주석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정치국은 푹 전 주석이 2016∼2021년 총리 재임 기간 직무·부패 퇴치에 관한 공산당과 국가의 규정을 위반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공산당과 국가의 평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치국은 또 국가 서열 5위 자리인 공산당 조직부장을 지낸 쯔엉 티 마이(66)에 대해 견책 처분을, 쯔엉 호아 빈(69) 전 부총리에 대해 경고 처분을 각각 내렸다.
정치국은 이들이 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산당과 국가의 규정을 어겼다고 밝혔다.
푹 전 주석은 지난해 1월 자신 휘하의 여러 공직자의 비위 행위에 책임을 지겠다면서 국가 서열 2위인 주석직에서 돌연 사임했다.
이어 그의 후임인 보 반 트엉(54) 주석도 지난 3월 급작스럽게 물러나는 등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잇따른 낙마 사태가 한동안 지속했다.
그러다가 반부패 수사를 주도한 또 럼(67) 공안부 장관이 지난 5월 주석 자리에, 8월 국가 서열 1위 공산당 서기장 자리에 잇따라 오르면서 베트남 국가 지도부의 격변이 마무리됐다.
경고와 견책은 공산당의 4단계 징계 방식 중 두 번째, 첫 번째로 가벼운 조치다. 이보다 무거운 징계는 강등, 출당 조치가 있다.
그간 '4대 기둥'으로 불리는 국가 서열 1∼4위의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서기장, 주석, 총리, 국회의장 등 4명은 관례적으로 권력에서 밀려나도 사임만 할 뿐 기소나 징계를 받지 않아 왔다.
그러나 공산당이 지난 달 브엉 딘 후에(68) 전 국회의장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고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이번에도 전 최고위직 여럿에 대해 징계를 내리면서 이런 관례가 깨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현재 권력을 장악한 럼 서기장 등 공안 세력의 입지가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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