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찰 2명, 뉴질랜드서 현지 여성 2명 상대 성폭력"
"이미 귀국해 처벌할 방법 없어"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지난 3월 뉴질랜드를 방문한 베트남 경찰 2명이 현지 여성 2명에게 성폭력을 가했지만, 이미 본국으로 귀국해 처벌할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뉴질랜드 경찰이 밝혔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올해 3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뉴질랜드를 방문하기 며칠 전 수도 웰링턴의 한 식당에서 베트남 경찰 관계자 2명이 식당 종업원 2명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뉴질랜드 경찰 당국이 전날 발표했다.
사건 당시 19세였던 여성 앨리슨 쿡은 자신이 일하던 베트남 식당 안의 노래방에서 자신과 다른 여성 종업원 1명이 베트남 남성 2명의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잡아당겨 자신들의 무릎에 앉히고 벽 쪽으로 몰아넣은 뒤 더듬었다고 쿡은 밝혔다.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공개한 쿡은 이들이 자신에게 술을 마시도록 강요했으며, 약물도 투약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쿡은 이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으며, 다음 날 피해자들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가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자 이들은 외교관 면책특권의 적용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미 뉴질랜드를 떠난 상태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피해자들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들(가해자들)이 아직 뉴질랜드에 있었다면 우리는 형사사건으로 기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 간 범죄인 인도 협약이 없어서 이미 귀국한 가해자들을 기소할 수 없었으며, 현재 모든 가능한 수사 수단이 고갈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사건 내용을 설명하고 뉴질랜드 경찰의 깊은 우려를 나타내는 서한을 뉴질랜드 외교부를 통해 뉴질랜드 주재 베트남 대사에게 보냈다.
쿡은 뉴질랜드 정부가 가해자들의 뉴질랜드 송환을 베트남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쿡은 "그들(정부)이 지금 이 사건에 대해 포기하기를 선택하면 뉴질랜드에서 성범죄를 저질러도 출국할 수 있는 한 괜찮다는 파괴적인 전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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