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보유 자사주 12.3% 즉시 소각해야"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은 9일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과 이사회가 소각을 전제로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비롯해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253만9천726주(발행주식총수의 12.3%)를 즉시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소각을 전제로 회사가 빌린 약 2조원의 자금으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한 지 50일이 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자사주 소각을 이행하지 않아 시장에서는 우리사주조합이나 근로자복지기금 활용 등 최 회장 경영권 방어에 부당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추측이 끊이지 않아 왔다"며 "심지어는 대차거래를 통해 의결권을 부활시켜 임시주총 표 대결에 나선다는 예측까지 나오는데 최 회장은 즉각 약속했던 자사주 소각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삼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다만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 수단 등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득 이후 6개월 내에는 처분을 할 수 없다.
대차거래는 주식 소유자가 보유한 주식을 차입자에게 일정 기간 대여해 주는 거래인데, 이 경우 의결권은 주식을 빌려 간 차입자가 행사하게 된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최 회장의 우호 세력에게 대차거래로 빌려주고 의결권을 부활시키면 최 회장 측은 주주총회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MBK·영풍은 "자사주 대차거래를 진행한다면, 일반공모 유상증자 때처럼 시장과 주주들은 물론 감독 당국과 법원으로부터도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대차거래 상대방과 거래에 관여한 증권사 모두 불법 공모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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