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중국군 대만 포위훈련 임박…오늘 또는 내일"
中, 6일 저녁 라이칭더 총통 귀국에 맞춰 훈련 돌입 관측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친미·독립 성향 대만 총통이 미국 땅을 경유하며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 외교 활동을 벌인 데 반발한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에 곧 돌입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6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가 전날 파악된 각종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대만 당국이 이날 오후 늦게 대만에 도착하는 라이칭더 총통의 귀국 일정에 맞춰 중국이 군사 훈련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군이 "오늘 또는 내일" 대만을 포위하는 방식의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C 연습'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중국의 군사 훈련은 국제 질서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벌이는 군사훈련의 목적이 제1도련선 서쪽의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음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알리는 데 있으며, 향후 제1도련선 서쪽과 관련된 사항을 중국과 상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도련선은 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으로,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뜻하며, 상대국으로선 중국 해군의 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경계선이 된다.
이와 관련, 왕훙런 국립성공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5일 라이 총통이 방문한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의 관저에서 이례적으로 대만 국가가 연주된 사실이 공개된 것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천스민 국립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괌 주지사의 관저에서의 이같은 환영식은 확실한 외교적 성과라고 강조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전용기편으로 지난달 30일 오전 7시 30분께 도착한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도 전용기 옆에 깔아 놓은 레드카펫에서 꽃 선물을 받는 등 전례없는 환영을 받았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중국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미국과 대만의 공식 교류에 단호히 반대하고, 대만 당국 지도자가 어떤 명목·이유로든 미국을 쏘다니는 것(竄美)에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 독립' 분열 분자 및 그 분열 행동을 지지·종용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발끈했다.
대만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라이 총통의 순방 기간 발언, 미국 측의 영접 의전과 상호 교류의 내용, 미국 측 관계자와의 예상밖 만남 등에 대한 평가에 따라 중국군이 군사훈련의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군용기 16대와 군함 13척 및 공무 선박 2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7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북부, 서남 및 동부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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