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서 中·필리핀 또 마찰…서로 "공격당했다" 주장
中 '영유권 분쟁 암초 영해 편입' 유엔 제출 이틀 만에 대립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를 자국 영해로 포함한다는 내용의 성명과 해도를 유엔(UN)에 제출한 지 이틀 만에 또 필리핀과 충돌했다.
4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해경과 어업부가 스카버러 암초 인근을 정기 순찰할 때 중국 해군과 해경이 공격적 행동을 했다고 필리핀 해경은 밝혔다.
필리핀 해경의 제이 타리엘라 대변인은 "중국 해경이 필리핀 해경선에 물대포를 발사하고 선박 측면에 충돌했다"면서 "물대포는 항법 안테나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중국 측은 즉시 반박했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의 해경선과 공무선, 어선 등이 황옌다오 영해를 침범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필리핀의 3003 공무선이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급격히 방향을 전환해 후진하면서 의도적으로 중국 3302 해경선을 충돌했다"고 밝혔다.
류더쥔 중국 해경 대변인은 "필리핀 측은 어업 활동 보호를 명분으로 불법적인 도발을 일으켜놓고 사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며 "불법 도발과 조작 선동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필리핀 측이 공개한 드론 촬영 영상에서는 필리핀 선박이 후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겅솽(耿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지난 2일 스카버러 암초를 영해에 포함한 영해기선 해도(海圖)를 스테판 마티아스 유엔 법률 담당 사무차장보에게 제출했다.
중국이 지난 달 스카버러 암초 영해기선을 공포한 데 이어 국제사회에 이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면서, 필리핀 등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0일 스카버러 암초를 중심으로 16개 점을 연결한 '황옌다오 영해기선'을 발표했다.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역을 해양구역법에 포함하는 법을 제정하자 이를 규탄하며 내놓은 조치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마찰을 빚어 왔다.
특히 필리핀과는 물대포를 동원하는 등의 물리적 충돌로 선박 피해와 부상자가 발생했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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