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에 환율 롤러코스터…장 초반 1,406.2원
1,418.1원 개장 뒤 하락폭 줄여…변동성 확대 전망 다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여파로 원화 가치가 4일 장 초반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3.3원 오른 1,406.2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포맥스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전날 오후 10시30분께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이날 오전 12시20분께 1,442.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통화 긴축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1,444.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후인 새벽 2시 1,425.0원으로 다소 진정된 채 마감했다.
이후 이날은 오전 9시 1,418.1원으로 출발했다가 빠르게 낙폭을 줄여가는 흐름이다.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임시 회의를 소집했다. 비상계엄 선포 관련 상황과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한은은 이와 별도로 모든 간부가 참석하는 시장 상황 대응 긴급회의도 소집했다.
다만, 당국의 노력에도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한국의 정치 불안이 고조됐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라며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의지에도 위험 회피가 고조됐다는 점에서 환율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도 "한국 정국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자금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될 경우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2% 내린 106.31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0.37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934.52원)보다 5.85원 상승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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