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갈륨 등 이중용도품목 美수출 금지…美 반도체 제재에 보복(종합2보)

입력 2024-12-03 22:49
中, 갈륨 등 이중용도품목 美수출 금지…美 반도체 제재에 보복(종합2보)

"美 수년간 국가안보개념 과도 확대…모든 위반 국가 책임져야"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추가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3일부터 중국산 갈륨, 게르마늄 등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문을 통해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고 (핵무기) 확산 방지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중국은 수출통제법 등 법률 규정에 따라 관련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중용도 품목을 미군 사용자에게 수출하거나 군사 목적으로 수출하는 것이 금지된다.

또 원칙적으로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및 초경질 재료와 관련한 이중용도 품목은 미국으로 수출이 허용되지 않으며, 흑연 이중용도 품목은 더 엄격한 최종 사용자 및 용도 검증이 이뤄진다.

중국 상무부는 그러면서 "관련 규정을 위반해 중국에서 생산된 관련 이중용도 품목을 모든 국가 또는 지역의 조직이나 개인에게 양도하거나 제공하는 국가 또는 지역의 모든 조직 또는 개인은 법률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중용도 품목은 민간 또는 군사적 목적이거나 군사적 잠재력 확대, 특히 대량살상무기 및 운반수단을 설계, 개발, 생산, 사용하는 데 기여하는 상품과 기술,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중국은 작년 8월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에 대해, 12월부터는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이달부터 시행되는 이중용도 수출통제 강화 조치도 마련했다.

이날 중국의 조치는 "특정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던 종전과 달리 미국을 대놓고 지목한 점이 특징이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를 비롯해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안티몬은 배터리부터 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쓰이며, 흑연은 이차전지의 핵심원료다.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을 포함해 중요한 20개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이며 제련과 가공 처리 분야도 지배하고 있다.

중국이 전 세계 갈륨과 게르마늄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5%와 67%이며, 중국은 작년 세계 안티몬 채굴량의 48%를 차지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중국이 작년 세계 흑연 공급량의 약 77% 차지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상무부는 수출 통제 배경과 관련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경제, 무역, 과학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관련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부당하게 제한했으며, 많은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는 "억압과 봉쇄를 위한 제재 목록은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했으며,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확고부동하게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하고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잘못된 접근 방식을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도 나타냈다.

다만, "중국은 수출통제 분야에서 관련 국가 및 지역과 대화를 강화하고 글로벌 산업체인과 공급사슬의 안전과 안정을 공동으로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중국의 조치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추가 수출 통제 발표 하루 만에 나왔다.

앞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미 상무부는 또한 중국의 군 현대화와 연관된 기업 140개를 수출규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로 올렸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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