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한중일, 어느 때보다 금융 안전망 강화 필요한 시기"
AMRO 수석이코노미스트 "외환보유고 증액·다양화, 재정 강화 필요"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의 경제 상황에 대해 지금이 어느 때보다 금융 안전망을 강화하고 금융 감시와 금융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세안+3(아세안+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케빈 쳉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금융인의 네트워킹 전야제'에서 '아세안+3 금융안정 보고서' 발표를 통해 "글로벌 충격에 따른 부정적 '스필오버'(파급효과)에 주의해야 한다"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역내 금융 감시와 금융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AMRO는 아세안+3 역내 금융안전망인 다자 통화스와프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를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아세안+3 경제 상황이 고물가, 고금리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지정학적 긴장이나 미국 대선, 미국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 중국 성장 둔화 등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금융시장이나 경제 성장 면에서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나은 상황이라며 조금이라도 경제 상황이 나을 때 다가올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세안+3 정책 당국이 국경 간 데이터 공유, 역내 충격 대응 시나리오 점검, 은행 리스크 전이 모니터링, CMIM 내 신속 대출 프로그램 강화 등 역내 금융 안전망 강화 등에 나서야 할 때라며 "상호 연계성이 강한 역내 금융 환경에서 시장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기업의 채무불이행이나 자금 유출이 생기지 않도록 자산시장 안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세안+3 정부가 국가 부채를 낮추고, 외환보유고를 늘리며 잠재적 충격에 대비할 재정 역량을 충분히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역내 금융 거래나 결제에 있어 탈달러화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 달러화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달러화 부족 시 역내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해질 수 있고, 통화 긴축과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충격이 아세안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를 다양화해 외부 충격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장근 주아세안 한국대표부 대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의 아세안 국가에 대한 직접투자 중 금융 분야는 제조업을 제치고 직접투자가 가장 많은 분야"라며 "금융 협력은 한국과 아세안의 금융 통합과 제도 발전을 위한 핵심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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