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재회한 오바마 "미국도 통일 후 번영하는 독일처럼 되길"
메르켈 전 독일 총리 회고록 출판 행사서 미국 사회 분열 우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국제 외교무대에서 긴밀한 관계였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앞에서 미국 사회의 분열을 우려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메르켈 전 총리와의 공개 대담 행사에서 "수십년간 장벽으로 갈라졌던 독일 국민은 하나의 국가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번영하고 있다"며 "미국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민이 정치적 성향과 이념 등에 따라 내부 대립이 심화하고 있지만, 동·서독 국민의 통일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차이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공개 대담은 메르켈 전 총리의 회고록 출판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메르켈 전 총리는 지난달 말 '자유. 1954∼2021년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출판했다.
그는 전 세계에 30개 언어로 출간된 회고록의 홍보를 위해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담 행사에 초청된 것은 재임 시절 두 사람이 국제 외교 무대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조하는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르켈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국제 외교무대의 뒷이야기와 함께 일부 정상들에 대한 인상을 소개했다.
국제무대에서 여러 번 부딪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선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이라는 개념 자체를 믿지 않는다"고 혹평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선 "항상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3천 명의 청중이 모인 이날 공개 대담에선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미국도 언젠가는 여성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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