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헤즈볼라 휴전 '아슬아슬'…이 공격에 레바논서 사망자 속출(종합2보)
헤즈볼라, 이스라엘 '합의 위반' 주장하며 휴전 발효 후 첫 공격
이스라엘 "헤즈볼라가 먼저 위반"…레바논 남부 공습해 최소 11명 사망
미국 "휴전 중 당연히 위반 발생…보고된 위반사항 조사 위해 협의"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일(현지시간) 상대방의 휴전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공격을 주고 받았다.
특히 레바논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면서 양측의 휴전 합의가 발효 엿새만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합의를 중재한 미국은 휴전 중 일부 위반 행위는 있을 수 있다며 상황 판단에 신중을 기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레바논-시리아 국경지대의 이스라엘 점령지인 셰바팜스를 공격했다.
이스라엘군도 헤즈볼라가 북부 접경 마운트 도브 지역에 박격포 두 발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마운트 도브는 셰바팜스의 이스라엘식 명칭이다.
다만 박격포 두 발 모두 공터에 떨어져 사상자는 없었다고 군 당국은 덧붙였다.
헤즈볼라의 이날 이스라엘 공격은 지난 달 27일 양측이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돌입한 이후 처음 발생한 것이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이에 대한 '방어 및 경고성 대응'으로 이스라엘군의 진지를 향해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를 대리해 이번 휴전 협상에 참여한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은 휴전 발효 뒤 이스라엘이 54차례 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공습하며 거세게 대응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레바논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레바논 남부 마을인 탈루사와 하리스가 공습을 받아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또한 남부 마르자윤 마을에 대한 공습으로 1명, 나바티에 마을에 대한 공습으로 1명이 각각 사망했다.
동부 헤르멜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육군 불도저를 공격해 군인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국영 NNA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베이트 리프에 포탄 두발을 쐈고, 야룬에서는 총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 사건과 관련한 부상자 보고는 없었다고 NNA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위반에 따라 지난 하루 동안 레바논에서 여러 차례 공습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동부 베카 계곡의 헤즈볼라 미사일 제조 시설과 헤르밀 지역의 여러 곳에서 헤즈볼라가 무기 운반에 사용하던 군용 차량 여러 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공격으로 레바논 군인 1명이 부상했다고 인정하고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레바논 남부에서도 헤즈볼라 대원 여러 명을 공습했다고 덧붙였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이남에서 철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이곳으로 무기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영토를 겨냥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헤즈볼라에 대한 강력한 타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양측의 긴장고조 상황 속에서 미국은 일단 신중한 기조를 이어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휴전은 성공적이었고, 전투는 상당 부분 중단됐다며 미국은 휴전이 무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휴전 중에는 당연히 위반이 발생한다"며 "우리는 보고된 위반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프랑스, 이스라엘, 레바논과의 창구를 통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날 양측의 교전은 "일주일도 안 된 휴전 합의를 더욱 취약한 위치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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