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진흥원 이사장 "우리 장이 세계인 사로잡는 매개되길"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세계서 가장 먼저 유네스코 등재
"장 담그기에 공동체 정신 담겨…가치 알리는 계기 될 것"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우리 장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지난 달 26일 종로구 한식진흥원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런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오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회의에서 장 담그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명칭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영문 명칭 '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다.
이 이사장은 "장 담그기 문화에는 한국 고유의 생활 문화와 공동체 정신이 담겨있다"며 "우리 장 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식품 기업에도 혜택이 돌아가는 등 산업적인 시사점도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업화, 산업화한 식품의 근간도 전통 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전통 장의 명맥을 유지한 명인과 명인의 후계 양성, 전통 장 계승 발전을 위한 지원에 국내 식품 기업도 상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올리기 위한 기초 작업은 지난 2016년 시작됐다. 이 이사장은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장으로 범부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다.
이 이사장은 "2013년 12월 한국의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장 담그기 문화를 다음 등재 품목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장 문화는 한식의 근간이자 한국 음식의 맛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하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그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갑자기 등재신청서 양식이 변경돼 추가 시청각 자료를 제출해야 했는데, 장 문화 전승 기관과 단체 관계자 도움을 받아 무사히 신청을 마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장 담그기의 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미식 여행 상품인 'K-미식벨트'의 첫 상품으로 장류 벨트를 발굴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전남 담양군, 전북 순창군에서 운영되는 장류 벨트는 명인과 함께하는 장 담그기와 옹기 만들기, 발효음식 체험 등 장 문화와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장류 벨트에서 만날 수 있는 기순도 대한민국 식품명인(35호·진장)과 지난 2016년 국제 행사에 동행했던 일화도 전했다.
그는 "행사에서 만난 해외 유명 셰프마다 기순도 명인에 대해 존경을 나타냈다"며 "그들은 우리 장 문화의 가치를 이미 발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미식벨트 운영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김치와 전통주, 인삼 등 지역 미식 자원과 연계한 벨트를 추가로 개발하는 등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로 외식 경영과 미식학을 연구해 왔고, 지난달 1일 7대 한식진흥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이사장은 한식진흥원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세계인의 관심이 한식을 넘어 한식 문화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한식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한식 열풍을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순간의 유행이 아닌 세계인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사랑받는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식 고유의 문화적인 가치를 함께 알리겠다"고 말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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