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배추' 없게…봄배추 비축물량·기간 1.5배로 늘린다

입력 2024-12-01 06:35
수정 2024-12-01 09:07
내년 '금배추' 없게…봄배추 비축물량·기간 1.5배로 늘린다

정부 비축기지에 저온 저장고 5곳 설치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배추 등 비축 농산물 저장 능력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부터 배추와 무 등 비축량을 늘리고 저온 저장 기술로 보관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봄배추 비축량이 올해 1만t(톤)이었는데 내년에는 1만5천t으로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올해는 봄배추를 6∼7월에 비축해 8월 말까지 썼는데 기간을 한 달 더 늘려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쓸 수 있다면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될 때까지 수급 문제를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이 이런 식으로 배추를 비축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봄배추를 수확하면 8월 말까지 최대 60일간 비축한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비축량을 소진했다.

올해 늦게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고랭지 배추 작황이 부진해 공급량이 감소하자 배추 가격이 가을까지 뜀박질해 '금배추'라는 말이 나왔다. 대형마트에서 배추와 포장김치가 동나기도 했다.

배추 월간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4천원대였지만 8월에 6천원대로 뛰었고 9월과 10월에는 8천원을 넘었다.

지난 9월 말에는 배추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60% 뛰어 한 포기에 거의 1만원에 도달한 적도 있었다.

농식품부는 기후변화로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수급 불안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봄배추 저장 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하고 비축량을 1.5 배로 늘리면 수급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내년 봄배추 저장은 수급 상황과 여름 배추 재배 의향 면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올해처럼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더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은 배추 저장 기간을 늘리기 위해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밀폐된 저온 저장고에서 산소를 2% 이하로 낮춰 농산물의 호흡을 억제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는 기술이다.

농식품부는 정부 비축기지 내에 CA 저장고를 5곳 설치할 계획이다.

또 비용이 많이 드는 CA 저장고 외에도 폴리에틸렌필름 밀봉 등 다른 방식으로 저장 기간을 늘리는 것도 함께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배추 등 농산물 비축을 포함해 기후 위기에 대응한 중장기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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