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중국해 문제 놓고 中과 '그랜드 바겐' 시도할 수도"
"美, 아세안 무관심 우려"…인니 싱크탱크 CSIS 보고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아세안 한국 대표부 후원으로 28일 발간한 특별보고서 '2024년 아세안 정상회의 분석 및 2025년 전망'에서 호앙 티 하 싱가포르 유소프 이삭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세안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 중심의 외교 정책 특징을 볼 때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안보력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동맹국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이나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그랜드 바겐'을 시도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아세안의 전략적 안정을 뒷받침하는 힘의 균형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세안은 미국이나 중국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 아세안 중심의 중립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필리핀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안보 면에서 상당 부분 미국에 의존한 채 중국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재등장으로 이 지역에서 중국과의 힘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아세안 전체로 볼 때도 아세안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호앙 티 하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1기 시절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아세안 정상회의에만 참석하고 이후에는 불참했으며 주아세안 미국 대표부 대사도 임명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다자간 대화가 불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며 심지어 미국 국익에 역행하는 것으로 간주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런 경험이 트럼프 1기 정부에서도 있었지만 이후 아세안과 미국의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다며 "역사는 공동의 이해와 관심사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제도화되고 확장된 미국과 아세안 관계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특별보고서 발간을 기념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CSIS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장근 주아세안 한국 대표부 대사는 기조 연설을 통해 "아세안은 지역 및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 협력에 아세안이 더 분명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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