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 10GW·용수 133만t 공급 '속도'
LNG 발전소 지어 3GW·호남선 송전선로 등 7GW…선로 비용은 한전 부담
기존 산단 하수 재이용 등 공업용수 107t 확보·통합복선관로 설치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이 구축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 구축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주택토지공사(LH) 등 관계기관이 27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이어 진행됐다.
협약은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에 담겼던 세부 전력공급 계획 수립 및 통합 용수공급 사업 추진 등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구체적 인프라 조성 계획과 비용 분담 방안이 담겼다.
◇ LNG발전소 지어 2030년까지 3GW 공급…호남-용인 송전선로로 전력 '공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기업 투자가 마무리되는 2053년까지 전체 10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전력공급 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세부적인 전력 공급방안 및 비용 분담에 대해 한국전력, 기업 등과 협의를 지속해왔다.
용인 국가산단의 경우 우선 1단계로 2030년 초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동서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이 각각 1GW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약 3GW의 전력을 공급한다.
이어 2단계로 호남 지역에서 용인 클러스터로 연결되는 장거리 송전선로를 건설해 전력 공수에 나선다.
3단계로 2044년 이후 추가로 필요한 전력량에 대해서는 향후 보강되고 변화하는 전력 계통망 및 전력기술의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용인 일반산단은 1단계 2027년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가동을 위해 신안성변전소에서부터 동용인변전소로 연결되는 송전선로를 구축해 약 3G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한다.
이어 2단계 추가 공급을 위해 동해안 지역에서 용인으로 연결되는 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산단 내 변전소를 신설해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호남과 동해안으로부터 대규모 전력을 수송하는 공용망 송전선로는 한국전력에서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한전은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량의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3조7천억원 규모의 송전망 구축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으나 반도체 클러스터로 연결하는 전용 송전망 구축 비용은 기업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반해 기업들은 막대한 전기요금에 송전망 구축 비용까지 부담할 수 없다며 난색을 보여왔는데, 최근 협상이 타결되면서 전력공급 문제가 해소됐다.
공용망에서부터 클러스터까지 송전선로 및 산단 내 변전소 건설에 대해서는 국가산단(1단계)·일반산단(1·2단계) 총사업비 2조4천억원 중 공공이 30%(약 7천억원), 민간이 70%(약 1조7천억원) 가량을 분담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최 부총리가 발표한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방안'을 통해 1조8천억원 규모의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을 상당 부분 책임지고 분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업용수 133만t, 산단 하수 재이용·통합복선관로 구축해 충당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는 하루 약 133만t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양 산단에서 필요한 수량을 공급하기에는 수도권 지역의 주요 수원인 충주·소양강댐의 여유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 한국수자원공사, 기업은 기존 산단의 하수 재이용수 대체 공급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발전용수 활용 등을 통해 대체 수원을 확보하는 등 통합용수공급 사업을 통해 부족한 수원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통합용수공급 사업을 통해서는 하루 약 107만t의 용수 공급이 가능해진다. 이는 인천광역시 인구 약 300만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규모와 맞먹는 양이다.
또한 국가산단과 인근 일반산단에 용수 공급을 위한 통합 복선 관로 구축도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 복선 관로 설치는 각각 별도의 용수시설을 구축하는 것과 비교해 약 3천3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관로 사고 등 비상시에도 차질 없이 용수를 공급할 수 있게 돼 용수공급의 안정성이 강화된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통합용수공급 사업은 지난 10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았다.
산업부는 내년 기본·실시설계 용역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2031년부터 적기 용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인프라를 신속히 조성해 2027년부터 가동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원활한 운영을 뒷받침하고 600조원 이상 투자가 예정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민간 투자가 가속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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