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24일 대선 결선…다른듯 닮은 與野 후보 박빙승부
野 중도좌파 오르시, 오차범위 내 리드…부패 척결에 방점
與 중도우파 델가도, 투자 활성화 강조…두 후보, 치안 강화 '공약 0순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의 강소국으로 꼽히는 우루과이에서 내년부터 5년간 국정을 이끌 대통령을 뽑는 선거의 결선 투표가 24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우루과이 선거법원은 22일(현지시간) 공식적인 선거 유세를 종료하고 2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전국 7천여개 투표소에서 대선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1차 투표에서 1위에 오른 중도좌파 '광역전선'(FA)의 야만두 오르시(57) 후보와 1차 투표 2위 중도우파 여당 국민당('백당')의 알바로 델가도(55) 후보 간 양자 대결로 펼쳐지는 이번 결선은 여론조사 지지율 흐름상 예측불허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수도 몬테비데오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카넬로네스) 주지사를 지낸 오르시 후보는 1차에서 43.86%를 득표했다.
그가 속한 광역전선은 타바레 바스케스(1940∼2020) 전 대통령과 청빈함으로 잘 알려진 호세 무히카(89) 전 대통령을 내세워 오랫동안 양당(백당·홍당) 체제였던 우루과이에서 2004∼2019년 좌파 정권으로는 처음으로 집권했다가 2019년 백당에 정권을 내줬다.
여당의 델가도 후보의 경우 1차 투표에서 26.82%의 득표율로 결선에 진출했다. 수의사 출신으로 루이스 라카예 포우(51) 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그는 보수파 정당들의 지원을 기반으로 결선에서 역전을 노린다.
엘옵세르바도르와 엘파이스 등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두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대체로 오르시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 있다.
TV방송 'VTV노티시아스' 의뢰로 여론조사 업체 '팍툼'에서 진행해 지난 21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오르시 47.1%와 델가도 46.6%(표본오차 ±3.1% 포인트)의 지지율로 살얼음판 판세로 나타났다.
이번 우루과이 대선은 최근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양극화한 경쟁과 뚜렷한 이념적 대조를 기반으로 대결을 벌이는 현상과 달리 큰 틀에선 공통 분모를 유지하면서 디테일로 승부를 보려는 특징을 보인다고 우루과이 국내·외 언론은 진단한다.
두 후보 모두 우루과이 군사 독재(1973∼1985년)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카리스마보다는 대화와 합의를 중시하며, 변화보다는 점진적 정책 추진을 약속한다는 게 그 사례다.
아돌포 가르세 몬테비데오대학 사회과학부 교수는 영국 BBC방송 스페인어판(BBC문도)에 "차이점보다는 유사점이 더 많은 후보 간 대결"이라며 "이념상 좌우로 갈리긴 하나, 결과적으론 매우 중도적인 성향인 이들이 맞붙은" 독특한 결선이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모두 치안 강화를 차기 정부 최우선 실행 과제로 꼽고 있다.
오르시 후보는 여기에 더해 현 정부 부패 스캔들을 비판하며 청렴한 정책 결정 프로세스를 약속하고 있고, 델가도 후보는 투자 활성화와 수출 증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루과이 유권자는 270만명가량이다. 의무 투표로, 정당한 이유 없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1 UR(세금 및 벌금 단위·1 UR=5만7천원 상당)을 납부해야 한다.
◇ 우루과이(Uruguay)
우루과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와 국경을 맞댄 강소국이다. 휴전선 이남 한국보다 1.7배 가량(17만6천㎢) 큰 면적의 국토에 340여만명이 살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라틴아메리카 최고 수준이며, 정부 청렴도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수준 등 지표 역시 남미에서 모범적인 수치를 보인다고 주우루과이 한국대사관은 설명한다.
1964년 10월 7일 한국과 수교했다. 155명(2023년 기준)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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