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 대표들 "트럼프 당선에 MRO·FLNG 등에서 기회"
산업부 주관 간담회…HD한국조선해양·삼성重·한화오션 참석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임성호 기자 = 국내 '빅3' 조선업체 수장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향후 우리나라 조선업이 큰 기회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HD한국조선해양 김성준 대표이사, 삼성중공업 최성안 대표이사,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 등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이러한 전망을 내놨다.
먼저 김성준 대표이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협력을 요청했던 선박 및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관련,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희가 현재 슬롯(건조공간) 여유가 없어서 (수주) 속도 조절을 했는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 윤 대통령과 한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이사는 "함정정비협약(MSRA·미국 함정 MRO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은 우리가 (경쟁업체보다) 먼저 취득했다"며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수출에 있어 굉장히 많은 실적이 있고, 현재 해외 MRO도 실적을 많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최성안 대표이사는 석유 시추 등 에너지 개발 제한을 완전히 풀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해양 설비 발주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개발 제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면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슬로건 삼아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해양 시추 설비 제작에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업체다.
최 대표이사는 "'드릴, 베이비, 드릴'로 보류됐던 사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허가가 풀리고, 다시 진전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미국 군함 MRO에서 경쟁하고 있는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는 이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미국 4만t급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함 창정비 사업에 이어 이달 미국 해군 7함대에 속한 '유콘'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업체가 미국 군함 MRO 사업을 수주한 것은 한화오션이 처음이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