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러-우크라 사태 악화·위험 선호심리 위축…하락 출발

입력 2024-11-20 00:59
뉴욕증시, 러-우크라 사태 악화·위험 선호심리 위축…하락 출발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확전 위기에 처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 미 국채와 금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은 반면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위축세를 보여 증시가 뒷걸음쳤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95.74포인트(0.68%) 내린 43,093.86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34포인트(0.31%) 낮은 5,875.2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88포인트(0.04%) 밀린 18,784.93을 각각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보다 1.04포인트(6.68%) 높은 16.62를 가리키고 있다.

3대 지수는 전날 혼조 마감한 바 있다. 트럼프 랠리가 한풀 꺾이고 시장을 움직일 만한 주요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테슬라 주가 급등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으나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 악화에 주목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날,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러시아 본토 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우크라이나는 단 하루만에 ATACMS로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의 카라체프 군사시설을 가격했다.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시 두 나라 모두를 핵무기로 보복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핵무기 사용 규정 개정안에 공식 서명했다. 러시아 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이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 투입했던 자금의 일부를 안전자산으로 대피시키는 흐름을 보였다.

미 국채 수요가 늘면서 이날 증시 개장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4.3bp(1bp=0.01%) 내린 4.373%를 기록했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 대비 0.65%(16.90달러) 오른 2,631.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향후 시장 향방의 가늠자로 일컬어지는 엔비디아는 하루 뒤인 20일 장 마감 후 3분기(8월~10월) 실적을 공개한다. 이에 앞서 엔비디아 주가는 2%대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엔비디아 AI 칩을 장착한 서버 제조로 큰 주목을 받다가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상장 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주가가 30% 이상 폭등했다. 연례 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전날 장 마감 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독립적 감사 업무를 수행할 회계 법인을 새롭게 선임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소매체인 월마트는 10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예상을 상회한 호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4% 이상 뛰었다. 월마트 실적은 미국 소비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간주된다.

건축자재·주택개선용품 소매체인 로우스는 매출과 수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실적 보고서 여파로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IB)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5만 개 이상 추가 매수 사실을 공개한 후 주가가 5% 이상 올랐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미국 법무부가 검색시장 독점 해소 방안으로 구글에 웹브라우저 크롬 강제 매각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엔비디아·애플·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IG그룹 시장 분석가 크리스 보챔프는 이날 시장에 대해 "크렘린이 무력 대응에 나설 경우 전세계적으로 무서운 오판이 자초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증시 지수는 상승분을 반납했고 투자자들은 확전을 경계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했다.

팔라스 캐피탈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 고라브 말리크는 "지정학 긴장 고조는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시장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러시아가 전쟁 수사학을 어떻게 강화해나갈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개장 후 1시간여 지난 현재 연준이 오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58.7%,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41.3%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1.26%, 영국 FTSE지수는 0.43%,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86% 각각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03% 오른 배럴당 69.18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내년 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0.11% 낮은 배럴당 73.22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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