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가 '최대 압박' 전략 써도 굴복 안 해"
협상 의사 내비치면서도 "압박시 저항하겠다"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기 출범과 동시에 이란에 대해 '최대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이란 측이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유엔 주재 이란 대사를 지낸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보는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란에 대해 최대 압박 전략을 다시 쓰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앞서 소식통 등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란의 파산을 목표로 최대 압박 전술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이 현재 이란을 상대로 취임 첫날 발표할 행정명령을 작성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란의 원유 수출 제재를 강화하고 새 제재를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때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타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3년 만에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이란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산유국인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정조준해 강력한 제재를 단행했고, 이에 따라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급감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다시 회복됐다.
라반치 차관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대 압박은 최대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 제재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하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2기에서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란 원유 수출 제재에 대해서는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한 국가가 국제 사회 전체에 조건을 명령할 수는 없다"라며 "따라서 트럼프가 원유 시장에서 최대 압박 정책을 추구하기로 결정한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반치 차관보는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과거 협상 파기의 책임을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돌렸다.
그는 "우리는 핵 합의에서 보여줬듯 협상을 선호한다"라면서도 "그러나 협상을 방해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에 있어서는 우리가 미국의 정책을 보고 그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한다"라며 "현재로서 핵심 질문은 새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 문제, 지역 안보, 중동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이다. 구체적인 결과에 대해 추측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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