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주식·코인 급등…'위험' 경고도 나왔다
美 주식펀드에 2008년 이후 두번째 많은 자금 유입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과 가상화폐 등에 몰려들면서 주가와 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EPFR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 펀드에는 지난 7~13일 한 주간 560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주간 유입액으로는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월간 단위 자금 순유입은 7개월 연속 이어졌다. 이 기록은 2021년 이후 최장이다.
미국 대선 이후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대형 기술주나 전통적 제조기업 주식, 가상화폐 등 대부분 투자종목 가격이 올랐다.
주가가 꽤 오른 지금도 낙관론이 강한 상태다.
이런 낙관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하면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줄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또 관세 인상으로 미국 제조업이 활기를 찾아 미국 내 지출과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대선이 끝나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 조사 결과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주 49.8%로 급증한 반면, 중립이라고 답한 투자자 비율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응답자의 약 40%는 미국 대선으로 인해 시장을 더 낙관적으로 보게 됐다고 답했다.
T로웨 프라이스의 도미닉 리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심리는 아직 살아있으며 꽤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 15일 기준 사상 최고치에 비해 약 3.2% 낮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올해가 얼마 안 남은 지금 시점에서 볼 때 S&P 500지수는 연간 20% 이상 오른 가격에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2년 연속 20%대 상승하는 셈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이는 지난 100년간 단 세 번밖에 없었던 기록이다.
리스크가 높은 상품도 많이 상승했다.
옵션시장에서는 지난 1973년 이후 콜 옵션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던 5거래일 가운데 3일이 이달 중에 나왔다.
비트코인 가격도 9만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도지코인 역시 급등해 시가총액이 550억 달러를 기록, 포드 자동차를 넘어섰다.
이른바 '동전주'들도 많이 거래되는 장외시장 이달 거래금액도 작년 동기 대비 27% 급증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경고한다.
S&P 500지수 종목들의 향후 12개월 예상 수익 대비 주가는 22배로, 지난 5년 평균 20배를 넘어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15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현재 투자심리와 매수세는 위험할 정도로 강하다"고 평가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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