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만든 역대급 규모 R&D단지…"HBM 등 메모리에 집중할 듯"
기흥캠퍼스 'NRD-K' 개소…별도 R&D 라인 가진 기업 손에 꼽아
향후 Ph.2·3 라인 확대 계획…'메모리 초격차' 달성 속도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가 10만9천㎡(약 3만3천평) 규모의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를 통해 '메모리 초격차' 달성에 속도를 낸다.
최근 삼성전자가 '메모리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새로운 연구개발 단지에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차세대 D램 연구개발에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 - K)의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로 메모리, 시스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전 분야의 기술 연구 및 제품 개발이 모두 이뤄진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이정도 규모의 별도 연구개발 라인을 갖춘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비 반입식이 이뤄진 'NRD-K Ph.1(가명)'는 설비 세팅과 웨이퍼 반입 등의 작업을 마친 뒤 2025년 중순부터 본격적인 R&D 라인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삼성전자는 NRD Ph.2·Ph.3도 순차적으로 짓고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이번 R&D 단지의 개소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투자를 이어온 노력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기흥캠퍼스에 NRD-K가 터를 잡은 것은 본연의 반도체 기술력 및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NRD-K는 최첨단 R&D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첨단 기술개발의 결과가 제품 양산으로 빠르게 이전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을 포함한 많은 반도체 업체가 양산 라인에서 연구개발 라인을 같이 운영해오고 있는데, 이 때문에 연구개발보다는 양산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흥 NDR-K는 실제 제조라인이 옮겨진 별도의 R&D 공간으로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제품·공정의 수율 및 양산 안정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모든 반도체와 기술을 연구하겠지만 당장은 HBM을 포함한 메모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RD-K에서는 우선 연구개발의 무게가 메모리에 실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전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특히 HBM을 중심으로 메모리에서 위기론이 터져 나온 만큼 메모리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등 수익성이 높은 인공지능(AI) 메모리에 집중하고, 기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턴키(일괄수주) 전략을 수정하는 등 메모리 경쟁력 확보를 위한 메모리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HBM과 이와 관련된 패키징 기술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우 삼성전자 DS부문 CTO 기술기획팀장(부사장)은 최근 연합뉴스가 주최한 '제1회 미래경제포럼'에서 "글로벌 R&D 투자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곳(기흥 R&D 단지)에서 3차원(3D) D램과 어드밴스드 패키지 신기술 등을 기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연구,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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