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200곳 맹폭…헤즈볼라 대변인 사망(종합2보)

입력 2024-11-18 08:27
수정 2024-11-18 13:39
이스라엘, 레바논 200곳 맹폭…헤즈볼라 대변인 사망(종합2보)

한 달 만에 베이루트 시내 공습…"사전 경고 없어 어린이 등 부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곳곳서도 이스라엘 폭격에 사상자 속출

이스라엘 내부 '전쟁 반대' 고조…총리 자택에 조명탄 쏜 용의자들 체포



(베를린·서울=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무함마드 아피프 수석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의 범아랍권 정당 바트당 사무실에 있던 아피프 대변인이 공습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스라엘군이 이날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가 아닌 시내 중심부 라스알나바아 지역을 공습했다면서 이례적으로 사전 대피 경고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중심가를 공습한 건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여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도 성명을 통해 "베이루트 지역에서 정보에 기반한 정밀폭격을 가해 테러범 무함마드 아피프를 제거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아피프 대변인이 헤즈볼라의 '선전전 수장'으로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는 등 "이스라엘국에 반하는 헤즈볼라의 테러 행위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왔다"고 주장했다.

아피프 대변인은 헤즈볼라 자체 방송인 알마나르 TV를 수년간 관리하다 대변인직에 올랐고, 올해 9월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시작된 이후 대외노출이 대폭 늘어난 상황이었다.

사전에 경고 없이 공습이 이뤄진 까닭에 아피프 대변인을 겨냥한 공습 현장에서는 총 4명이 숨지고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해 14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2일에도 아피프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하던 시점에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습했고, 이로 인해 기자회견이 중단된 바 있다.



아피프 대변인은 9월 말 폭사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측근으로 과거 헤즈볼라 자체 방송인 알마나르TV를 관리했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를 점령하지 못했으며 헤즈볼라는 장기전을 치를 충분한 무기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아피프 대변인을 제거한 공습과 별개로 이날 밤 베이루트 시내의 한 컴퓨터 매장도 폭격했고, 이로 인해 최소 2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전했다.

이번 공습은 레바논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진행된 것이라고 AP는 짚었다.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지속 중인 이스라엘군은 전날 오전부터 이틀간 다히예의 무기고와 지휘센터 등 레바논에서만 200곳 넘는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 티레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군의 폭격에 최소 11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치는 등 레바논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에만 수십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잔당을 겨냥한 지상작전에 박차를 가하면서 상호 간에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날 폭격으로 무너진 가자 북부 베히트라히야의 5층짜리 주거용 건물에서 시신 34구를 수습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랏과 부레이지 난민촌에서도 각각 6명과 4명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에 사망했고,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살라흐 알딘 도로에서도 2명이 폭격에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의료기관 당국자들은 주장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 보건당국은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최소 4만3천8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이는 하마스 무장대원까지 포함한 숫자이지만 유엔은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미성년자 등 무고한 민간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편을 들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면서 전쟁에 말려든 레바논에서도 지난 1년간 3천841명이 숨지고 1만5천명 가까운 부상자가 나왔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17일 전했다.



한편 국제사회의 휴전 목소리를 무시한 채 전쟁을 밀어붙여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자택이 조명탄 공격을 받고 이른바 '비비리크스'로 불리는 기밀 유출 사건의 경위가 추가로 공개되는 등 국내에서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전날 텔아비브 북쪽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의 네타냐후 자택에 조명탄 2발을 쏜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모두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인물이며 1명은 예비역 장교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이날 비비리크스 사건과 관련해 총리실 대변인 엘리 펠드스타인이 한 예비역에게서 기밀 문건을 받아 언론에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독일 일간 빌트와 영국 매체 주이시크로니클이 하마스의 인질 협상 전략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 뒤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에 대한 강경 노선을 정당화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건은 제3자를 통해 외국 언론사에 제공됐으며 펠드스타인 대변인은 빌트에 기사가 나가면 받아서 써달라고 자국 언론에 요청했다.

그는 또 지난 6월 문건을 확보했으나 하마스에 살해된 인질 6명의 시신을 수습한 8월31일 전후 언론에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레츠는 인질 석방 협상을 둘러싸고 비난 여론이 커지자 하마스에 책임을 돌리기 위해 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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