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앞둔 '중꺾마' 데프트…"다녀와서 더 큰 목표 이루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올해 시즌을 마지막으로 입대를 앞둔 '데프트' 김혁규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그전에 이룬 것들이 아닌, 새롭게 무언가 이뤄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단 kt 롤스터 주장 데프트는 1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소속팀 주최로 열린 송별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1천명의 팬을 비롯해 친지와 지인, 게임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그는 그간의 선수 생활을 언급한 질문에 "평소에 졌을 때도 '결국 복수할 기회가 있다'며 길게 봤던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라며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도 경기를 할 수 있단 생각에 덤덤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올해 시즌을 함께한 kt 롤스터 팀원들은 무대에 올라 제각기 데프트의 앞날을 응원했다.
2022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렸던 '베릴' 조건희는 무대에 올라 "전설이라고 말하는 선수와 같은 팀에서 활동했다는 건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kt 롤스터에서 오랫동안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했던 '스코어' 고동빈 전 감독은 무대에 올라 직접 준비한 축사를 읽었다.
고 전 감독은 "남보다 더 늘 많은 시간을 연습에 쏟아부었고, 최선을 다하는 네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같은 팀원으로서 큰 힘과 자극을 받았다"며 "전역하고 나서도 지금껏 그래왔듯, 최선을 다할 거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데프트와 인연을 맺은 선수 및 e스포츠계 관계자들도 축하 영상을 전했다.
데프트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T1의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은 "2020년에 함께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고, 형한테 배우며 신인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도 "마음이 씁쓸하다"며 "건강하게 군대에 다녀오도록 응원하겠다. 다음에 또 보면 좋을 것 같다"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데프트는 2013년 삼성 갤럭시(현 젠지)에서 프로게이머로 생활을 시작한 이래 에드워드 게이밍(EDG), kt 롤스터, DRX, 디플러스 기아 등 한국과 중국 e스포츠 리그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가장 빛났던 순간은 DRX 시절인 2022년 맞이한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었다.
국내리그에서 중위권에 머물다 극적으로 선발전을 뚫고 롤드컵 4번 시드를 따낸 DRX는 롤드컵에서 강팀을 연이어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데프트는 결승전에서 서울 마포고등학교 동창이자 같은 해 데뷔한 동갑내기 '페이커' 이상혁이 이끄는 T1을 만났고, 풀세트 혈투 끝에 극적인 3-2 역스윕 승리를 따내며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데프트가 남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는 말은 이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인용하며 전국적인 유행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데프트는 올해 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내년 병역 의무를 다하고자 군에 입대한다.
데프트는 팬들에게 "그간 제게 힘을 많이 주셨고, 반대로 제가 힘을 주기도 했다"며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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