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원전 발전 3배로"…기후총회서도 원자력 관심 확대

입력 2024-11-16 08:21
'2050년까지 원전 발전 3배로"…기후총회서도 원자력 관심 확대

유엔 COP29에서 튀르키예 등 6개국 새로 서명…총 31개국

"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기후변화 대응 어렵다는 현실론"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원자력 발전을 늘리지 않고서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 에너지 발전량을 세 배로 확대하겠다는 선언에 서명한 국가가 31개국으로 늘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기존에 이 선언에 서명한 25개국 외에 올해 케냐와 튀르키예, 엘살바도르, 카자흐스탄, 코소보, 나이지리아 등 6개국이 새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 같은 행보는 다소 이례적인 면이 있다.

NYT는 수년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원자력을 해결책의 일부가 아닌 문제의 일부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최근 관심 확산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현실론을 반영하고 있다.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전 대비 섭씨 1.5도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준수하려면 원자력 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지금껏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았던 국가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압둘라 카라벨리 튀르키예 원자력에너지연구청(TENMAK) 청장은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언급하면서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발전 효율도 높이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원자력 발전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의 전력 사용량은 매년 4%씩 느는 추세다.

현재 남부 해안 지역에 첫 번째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 중인 튀르키예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자력 발전소 건설도 추진 중이다.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도 튀르키예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미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신규 원전 건설, 원전 재가동, 기존 시설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원전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세 배로 끌어 올리겠다는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은 국내 원자력 발전 확대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폴란드에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한 대형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9억7천900만 달러(약 1조3천667억 원)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의향서를 체결했다.

또한 미국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뉴스케일사는 정부의 지원 아래 루마니아에 소형 원자로 6기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유럽의 원자력 발전 사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목적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제이크 레빈 백악관 기후ㆍ에너지 분야 책임자는 "원자력 발전은 미국의 동맹과 우방국에 분명한 에너지 안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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