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형제측, 모친 등 3인연합측 잇단 고발…경영권 분쟁 격화(종합)

입력 2024-11-15 14:56
한미 형제측, 모친 등 3인연합측 잇단 고발…경영권 분쟁 격화(종합)

한미사이언스, 3인연합·의결권 권유업체 고발…"로고 도용·허위정보 유포"

3인연합 "명함 오인 가능성 없어 업무 방해 행위로 볼 수 없어"

형제측, 가현문화재단 기부도 고발…한미약품 "공익재단 위협 행위 용납 안돼"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유한주 기자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이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3인 연합' 측을 잇따라 고발해 이달말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15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3인 연합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와 공모해 회사 로고를 도용함은 물론 거짓된 정보로 주주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종용하는 사례들이 속속 확인돼 부득이 형사고발을 진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보 내용에는 '국민연금도 3인 연합으로 돌아섰다', '유상증자 한다' 등 거짓 정보, 결정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주주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들이 확인됐다"며 "3인 연합 의결권 대리업체가 주주들을 방문해 제공한 인쇄물과 명함에 자사 로고가 버젓이 인쇄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3인 연합 측은 명함에 최대주주 또는 3인 연합 측 의결권 위임 권유 대리인이라고 명시돼 있고 대리업체 상호도 적혀 있어 한미사이언스로 오인할 이유가 없다며 법무법인에서 업무 방해 행위로 볼 수 없다고도 의견 준 적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상대측의 비방 행위 사례를 많이 확보했지만 건강한 경쟁을 위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주주 여론이 3인 연합 측에 쏠려있다 보니 상대 측이 초조한 마음에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지만 특별결의를 향해 흔들림 없이 주주들과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2명(신 회장, 임 부회장) 선임 등을 통해 이사회를 재편하려고 하는 '3인 연합'과 부결을 꾀하는 형제 측간 갈등이 고발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앞서 임종윤 이사가 최대 주주인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는 지난 13일 송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한 대표는 한미약품이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로 송 회장이 설립자이자 실질적으로 운영을 관장하는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20억원에 육박하는 기부금을 제공해 한미약품과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가현문화재단에 대한 이 같은 기부행위는 특정인의 사익 추구를 위해 주주총회의 의결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가현문화재단이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 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 대신 송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기부 행위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형제 측은 지난 9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매표 행위에 해당한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회신이 이뤄질 때까지 운영비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임 이사 측 인사의 고발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송 회장의 공헌과 헌신을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몰랐을 리 없는데,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어머니인 송 회장을 고발했다 하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먼 욕심 앞에서 비정함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임 이사도 이사회 결의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한 적 있다며 고발이 '자폭'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고발의 실제 주체인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재직하던 10여년 기간에도 이사회 의결 없이 100억원 이상 가현문화재단 기부가 진행됐다"며 임종훈 대표 역시 지난 5월 기부금 5억원가량을 결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송 회장은 이러한 아들의 비정함을 이겨내고 남편 임성기 회장이 일궈온 한미약품그룹을 지켜내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독립성이 핵심인 공익재단을 위협하는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harrison@yna.co.kr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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