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 조사에 영향 안 줄 듯"
"증권사 검사서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 확인"
(홍콩=연합뉴스) 이율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고려아연[010130] 유상증자 철회에 관해 "금감원 조사에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금감원과 금융권, 서울·부산시가 공동 주최한 한국투자설명회를 마친 뒤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불공정 거래 우려와 관련해 이미 조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향후 단계별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뭘 끝내는 것은 좀 매우 부적절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전날 오전 임시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전격 철회했다고 밝힌 뒤 주가가 14% 급락했다.
이 원장은 "조사나 검사는 지금 상황에서는 (유상증자 철회와는) 별개로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런 의미에서 증권사 검사는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들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그것이 특정 거래 불법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006800]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 위법행위를 살펴보고 있다. 이어 이달 4일에는 KB증권 현장검사를 시작했다.
이 원장은 "조사·검사 대상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불법행위 의혹 등을 균형감 있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가치는 시장의 신뢰와 주주들의 이익침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내년 3월 31일 공매도 재개 이후와 관련해서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가동되면, 불법 공매도는 상당 수준 통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현재 검사나 조사 대상이 한 것과 같은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트럼프 쇼크'가 계속되면서 원화 가치와 국내 주가지수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 "단순히 관세가 높아져서 무역이 나빠지는 것도 있지만, 배터리나 반도체 산업 등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던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주 이 재료들이 소화가 된 이후 어떻게 될지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다들 트럼프 2기 정책의 드라이브가 더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변수인데, 그런 의미에서 좀 경각심을 갖고 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상장폐지 절차 간소화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물이 들어오려면 고인 물이 빠져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신규상장도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고, 퇴출은 더 느리다"면서 "구조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일로, 연내 유의미한 제도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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