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국가정보국장 개버드…"김정은과 직접 협상" 주장도
민주당 출신 트럼프 지지자…선거운동 돕고 정권인수팀 위원장 맡아
4선 연방 하원의원에 이라크·쿠웨이트 등 파병 경력 지닌 현역 중령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DNI)으로 지명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한 몇 안 되는 민주당 출신 정치인이다.
지난 8월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 지지한 뒤 선거운동을 도운 그는 한때 트럼프 당선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9월 10일 트럼프 당선인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TV 토론을 앞두고 트럼프 캠프의 토론 대비팀에 합류했다.
그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대선 주자였던 해리스 부통령을 거칠게 몰아붙인 적이 있어 트럼프 캠프 내에서는 '해리스 저격수'로 통했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대선을 보름 정도 앞둔 지난달 22일 공화당으로 아예 당적을 옮겼다.
1981년 태평양 섬나라인 미국령 사모아에서 태어난 개버드 전 의원은 두살 때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성장했다.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었다.
21살 때인 2002년 하와이 주의회에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2012년 하와이주 2선거구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됐을 때는 첫 사모아 출신 의원이자 첫 힌두교 신자 의원이 됐다.
민주당에서는 꽤 잘나가는 의원이었다. 초선 때인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민주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2016년 대선 때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도왔고, 2020년 대선을 앞두고는 직접 출마해 경선에서 뛰다가 그해 3월 경선 중단을 선언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4선을 끝으로 이듬해 1월 연방 하원의원에서 물러난 이후 낙태나 외교정책, 성전환, 국경 보안 등의 이슈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으며, 이듬해 10월에는 이념과 정책, 사회 이슈 등에서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현역 군인이기도 하다. 2003년 초 하와이주 방위군에 입대했으며, 트럼프 당선인 측은 개버드 전 의원이 2001년 9·11 테러 발생을 계기로 군에 입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2004∼2005년 이라크 전쟁에 파병돼 야전 의무부대에서 근무했고, 2007년에는 앨라배마 육군사관학교 장교 훈련 프로그램을 여성으로는 처음 수석으로 마쳤다. 2008∼2009년 쿠웨이트에서 육군 헌병 소대장으로 일했다.
2015년 소령으로 진급한 그는 2020년 육군 예비군으로 전입한 뒤 2021년 중령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 위치한 연대 대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군인답게 중동의 이슬람 테러리즘뿐 아니라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2016년 연방 하원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과 관련, "하와이가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사정권에 포함됐다"며 "(북한 미사일로 인한 안보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개버드 전 의원은 2018년 1월 자신의 지역구인 하와이에서 탄도미사일 위협 오경보가 내려져 주민들이 한때 공황 상태에 빠지자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정권교체전쟁 역사는 북한과 같은 나라가 핵무기를 지속해서 개발하도록 이끌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개버드 전 의원의 주장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싱가포르)과 2019년 2월(베트남) 2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개버드 전 의원을 DNI에 지명하는 성명에서 "두려움 없는 정신을 우리 정보 커뮤니티로 가져와 우리의 헌법적 권리를 옹호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확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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