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원화·주가 동반하락…1,410원·2,450선 밀려
가상자산만 나홀로 기록 경신, 비트코인 1억2천만원대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가 계속되면서 원화 가치와 국내 주가지수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1,410원을 넘어섰고, 코스피도 2,450선 아래로 밀려났다.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 환율 1,410원 돌파…트럼프 트레이드에 물가 경계감도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 초반 1,410원 선을 넘어선 뒤 1,410.6원까지 찍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달러가 초강세였던 지난 2022년 11월 7일(고가 1,413.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의 공약 실행으로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지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
이날은 간밤 미국 연준 인사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과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도 더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106.052까지 상승했다. 전날보다 0.36% 오른 수준이다.
◇ 코스피 2,450선 밀려…삼성전자[005930] 4년 4개월 만에 최저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4.30포인트(0.58%) 내린 2,468.27로 출발해 한 때 2,450선 아래로 밀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약 2천9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달러 강세와 미 국채금리 급등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5만1천700원까지 내렸다.
이는 2020년 6월 24일(5만1천600원) 이후 4년 4개월여만에 최저가다.
'트럼프 랠리'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던 미 증시는 숨 고르기 하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과열 인식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조금 내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2.15포인트(0.86%) 내린 43,910.9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36포인트(0.29%) 밀린 5,983.99,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7.36포인트(0.09%) 내린 19,281.40에 장을 마쳤다.
◇ '트럼프 수혜' 비트코인 9만달러 넘어 사상 최고
가상자산 시장은 계속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1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0.76% 오른 1억2천59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1억2천801만원까지 뛰면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시가총액 2위의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1.52% 상승한 468만4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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