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탈출한 루프트한자-ITA 합병, EU 승인만 남았다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독일 항공그룹 루프트한자와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이타(ITA)가 추가 지분 계약에 막판 합의해 양사 합병이 유럽연합(EU)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에 따르면 루프트한자와 이탈리아 경제재정부는 전날 저녁 ITA 인수합병 계약을 마무리한 뒤 시정 조치안 등 모든 서류를 EU 집행위에 제출했다.
EU 집행위가 정한 제출 마감 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루프트한자는 지난해 5월 ITA의 지분 41%를 3억2천500만유로(약 4천875억원)에 취득하면서 향후 지분을 100%까지 늘릴 수 있는 인수 옵션을 확보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7월 루프트한자의 ITA 인수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양측은 루프트한자가 ITA 지분 추가 인수 옵션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견해차를 보여 수개월간 진통을 겪었다.
루프트한자가 지난 6개월 동안의 ITA 가치 하락을 근거로 추가 지분 49%에 대해 1천만유로(약 150억원) 가격 할인을 요구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탈리아 경제재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난주에는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재정부 장관이 루프트한자 본사를 방문하는 등 양측은 추가 논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로이터 통신은 루프트한자가 가격 할인 요청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제 EU 집행위의 최종 승인만이 남았다. 경쟁사들도 양사 합병에 반대하지 않는 만큼 몇 주 안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망했다.
ITA는 지난 75년 동안 이탈리아를 대표했던 국영 항공사 알리탈리아가 2021년 파산하자 이탈리아 정부가 설립한 국영 항공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수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국가부채 감축 노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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