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2기 내각 구성 주목하며 숨 고르기…혼조 출발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숨 가쁘게 치달은 '트럼프 랠리'가 주춤하며 혼조세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 대선 승리에 고무돼 연일 고점 경신 행진을 벌인 시장이 숨 고르기 하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8.74포인트(0.25%) 낮은 44,184.39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85포인트(0.08%) 내린 5,995.5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11포인트(0.05%) 오른 19,307.87을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장중 역대 최고 기록을 4거래일 연속 갈아치우고, 최고 종가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다우지수는 44,000선을, S&P500지수는 6,000선을 사상 처음 돌파 마감했다. 트럼프 관세정책이 반도체 무역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부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였으나 전체 시장 흐름을 거스르지는 않았다.
이날 비중있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 주목했다.
트럼프는 내각 핵심 직책인 국무장관에 대중 강경론자 마코 루비오 연방상원의원(플로리다)을, 국경·이민 문제를 총괄할 국토안보부 장관에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각각 지명했다.
모두 대권주자 물망에 올랐던 이들은 트럼프 정책을 지지하면서 로열티를 지켜온 인물들로 평가받는다.
트럼프는 앞서 2기 첫 백악관 비서실장에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낙점,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 탄생을 예고했다.
그는 리 젤딘 전 연방하원의원(뉴욕)을 환경보호청장에 지명하면서 신속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또 이민 강경론자인 전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븐 밀러를 정책담당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엘리스 스테파닉 연방하원의원(뉴욕)을 신임 주(駐)유엔 대사에 각각 선임했다.
연방하원에서 중국 특위를 이끈 마이클 왈츠 의원(플로리다)은 국가안보 보좌관에,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지낸 톰 호먼은 '국경 차르'로 각각 지명됐다. 차르는 내각에 포함되지 않지만 대통령이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해 전권을 부여한다.
트럼프가 1기 때 일부 내각 구성원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이번 인사는 충성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 7개 주를 모두 이겨 선거인단 312명을 확보하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226명)에 압승을 거뒀다. 아울러 공화당은 4년 만에 연방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고 하원 다수당 자리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거래일간의 약세를 딛고 2%대 반등했다.
반면 트럼프 압승의 수훈갑으로 일컬어지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대선 이후 5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멈추고 1%대 반락했다.
'매그니피센트 7' 7종목 가운데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운영 기업 쇼피파이는 기대를 웃돈 3분기 호실적과 밝은 전망에 힘입어 주가가 25% 이상 급등했다.
대표적인 임의 소비재 기업 홈디포도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내놓고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나 주가는 1% 미만 밀렸다.
항공우주 시스템을 개발하는 복합기업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가 이 회사 주식 50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나온 후 주가가 4% 이상 올랐다.
규제 완화를 약속한 트럼프 승리에 힘입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던 가상화폐 가격이 이날 반락세로 전환하면서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2%대 하락했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 수석 기술 전략가 래리 텐타렐리는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 어떤 정책들이 나올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2016년 트럼프가 처음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우리가 봤던 많은 일들이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인상 계획 또는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되돌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를 느려지게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이 잇따라 연설에 나설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개장 후 1시간여 지난 현재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65.0%, 현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35.0%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독일 DAX지수는 1.86%, 영국 FTSE지수는 1.24%, 범유럽지수 STOXX600은 1.80% 각각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68% 오른 배럴당 68.50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내년 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0.67% 높은 배럴당 72.31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