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 총선서 야당 연합 압승…62석 중 60석
람굴람 전 총리, 10년 만에 정권 탈환 성공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 총선에서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 연합이 압승했다.
12일(현지시간) AFP·신화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발표된 최종 개표 결과 나빈 람굴람(77) 전 총리의 야당 연합 '변화를 위한 동맹'이 선출직 의석 62석 중 60석을 차지했다.
프라빈드 저그노트(63) 총리의 무장사회주의운동(MSM)이 주도하는 여당 연합 민중동맹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나머지 2석은 로드리게스섬의 로드리게스인민기구(RPO)에 돌아갔다.
모리셔스에서는 총선으로 뽑는 62석을 포함해 전체 의회 70석(8석은 임명직) 중 과반을 확보하는 정당이 정부를 구성하고 총리를 선출한다.
이에 따라 1995∼2000년, 2005∼2014년 3차례 총리를 역임한 원로 정치인 람굴람 전 총리가 1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하게 됐다.
람굴람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선거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저그노트 총리는 60대 0으로 패배했다. 곧 사임하기를 바란다"며 "국민의 힘은 강하다"고 말했다.
저그노트 총리는 전날 최종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야당 연합이 승리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
MSM 대표였던 2017년 부친의 사망으로 총리를 이어받아 2019년 총선에서 여당 연합의 승리를 이룬 그는 이번 총선에서 연임을 노렸으나 높아진 생활비와 총선 직전 터진 도청 스캔들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10일 치른 총선 투표율은 79.3%로 집계됐다. 약 126만 인구 가운데 등록 유권자는 100만2천여명이다.
모리셔스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인기 휴양지로 관광이 주요 산업 중 하나다. 1968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여러 차례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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