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7개월 만에 최저치 찍었다…"트럼프 관세 우려"
투자은행들, 위안화 전망치도 낮춰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유로화 가치가 거의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1.0654달러로 0.61% 내렸다. 한때 1.062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4월 중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로화는 지난 5일 미국 대선 이후 2.5% 하락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관세 부과 우려가 유로화 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기간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10~20%,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선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해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이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에게 다시 USTR 대표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유로화에 부담을 가중했다.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인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무역 차르'로서 무역적자를 줄이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무기로 주요 교역국과 협상해 미국에 유리한 무역 합의를 끌어냈다.
그러나 FT 보도는 완전한 오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현재 그는 USTR 대표가 아니라 재무부 장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국 머니코프의 북미 거래 및 구조화 상품 책임자 유진 엡스타인은 "관세 부과의 잠재적 위협에 직면한 모든 국가나 공동체가 달러화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 무역 긴장이 더욱 고조될 위험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중국 위안화 가치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UBS·JP모건·소시에테제네랄·ING·코메르츠방크·OCBC뱅크 등 6개 투자은행의 예측을 종합하면 이들은 평균적으로 위안화가 내년 말까지 1.5% 하락해 7.3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는 지난 2018년 중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첫 번째 관세 부과 때 5% 하락했고 이후 1년간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추가로 1.5% 하락했다.
로이터가 지난해 말 12개 투자은행의 예측치를 취합했을 당시 올해 연말 위안화 전망치 평균은 약 7.1달러였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