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연구소 "한화, 주가부양 동기↓…주주친화적 경영승계 필요"
"'삼형제 지분 100%' 한화에너지로 승계 기반 완성…㈜한화와 합병 유력"
"한화에너지, 고려아연 보유 ㈜한화 지분 사들이며 지배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한화그룹이 지주회사 격인 ㈜한화[000880]의 일반주주 이익을 위하는 방향으로 그룹 승계작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 승계 계획 대로면 그룹 측이 ㈜한화의 주가를 부양할 동기가 부족해 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ESG연구소는 12일 '한화, 주주 친화적 경영승계 필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가능성을 고려할 때, 한화그룹의 동일인 김승연 회장과
동일인 2세(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는 ㈜한화의 주가를 부양할 동기가 적다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는 3형제 지분이 100%인 회사로, 2001년 한화에스앤씨로 출발했다. 당시 ㈜한화가 20억원, 김승연 회장이 10억원을 출자해 설립됐다.
2005년 한화에스앤씨의 ㈜한화 지분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김승연 회장의 지분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 부사장에게 매각됐다.
이후 2007년까지 3형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천311억원가량을 투입했고, 한화에너지는 장남 50%, 차남과 삼남이 25%씩 지분을 소유하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후 군장열병합발전·여수열병합발전 등과 합병, 물적분할, 한화시스템과의 흡수합병, 역합병 등을 거쳐 한화에너지는 그룹에서 현재의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소는 "결론적으로 동일인 2세는 2005년∼2007년 한화에스앤씨 지분매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된 약 1천311억원으로 한화그룹의 승계 기반을 완성했다"며 "향후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더 나아가 SK그룹의 SK C&C-㈜SK 합병 사례와 유사하게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이 유력시된다"고 내다봤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비율을 고려하면, 김 회장과 3형제는 ㈜한화 주가를 부양할 동기가 적다는 게 연구소의 판단이다.
실제로 연결 기준 2020년 0.67이었던 ㈜한화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0.23 수준으로 극도의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연구소는 "최근 상법 개정안, 주주행동주의 등 주주가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일반주주 친화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부터 시작하길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한화에너지가 최근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의 지분을 주당 2만7천950원에 인수함으로써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와 고려아연이 2022년 11월 자사주 맞교환으로 형성한 상호주를 한화에너지가 되사오는 형태인데, 연구소는 상호주가 부적절하게 활용될 경우 주주가치 제고와 경영진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기업의 자기주식 활용은 주주의 이익과 기업가치 제고를 주요한 목적으로만 실행돼야 한다"면서 "법 제도적으로 자기주식 매입, 상호주 형성에 관한 결정에서 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규 또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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