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트럼프에 미국산 LNG 공급 확대 제안"
獨 숄츠 "EU와 미국, 공통된 정책 발전시킬 기초 있어"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유럽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비공식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전날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와 미국이 공통의 이익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 가운데 하나가 LNG로, 러시아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더 우리에겐 더 저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문제를 "EU의 대미 무역 적자와 관련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U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여전히 EU 내 수입 비중이 노르웨이·미국산에 이어 많은 편이다.
미국산 LNG 수입량을 더 늘림으로써 러시아산 의존도를 더 낮추는 것은 미국과 EU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제안 취지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은 EU에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모두 도전적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1기 시절 EU는 방위비 지출과 철강 관세를 비롯한 각종 무역 현안을 두고 미국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다.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LNG 교역 언급은 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경제·안보 현안에 대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유럽 국가들이 고민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미국과 EU가 상호 이익을 증진할 분야를 찾을 것을 주문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궁극적으로 미국의 성장과 강력함은 세계와 교역하는 데에서 나오며 교역은 양방향으로 이뤄진다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EU와 미국은 공통된 정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가 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