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 무더위에 3분기 실적부진…4분기 반등 기대
삼성물산·신세계인터·한섬·코오롱FnC 영업이익 감소
"내수 침체 장기화에 이상 고온으로 옷 안 팔려"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패션·의류업계가 내수 침체에 이상고온 여파로 올해 3분기에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업계는 4분기에 역대급 한파가 예보된 만큼 단가가 높은 겨울철 의류 판매를 늘려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11일 패션·의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 패션 부문은 3분기 매출이 4천3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36.4% 줄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FnC부문의 3분기 매출은 2천30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 줄었다. 3분기 영업손실은 149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섬[020000]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천142억원, 6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 31.4% 감소했다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3분기 매출은 2천960억원으로 6.3% 줄었고,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65.4% 감소했다.
패션·의류업계의 부진한 실적은 구조적인 영향이 크다.
이들 업체는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저하된 데다 이상 고온에 따른 가을·겨울 시즌 아우터(외투) 판매 둔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액지수는 지난해 2분기(-1.7%)부터 올해 3분기(-4.7%)까지 6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상 고온으로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사람들이 계절이 바뀌어야 옷을 사는데, 옷 소비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의류업계 관계자는 "여름옷은 가을·겨울 옷에 비해 단가가 낮아 여름이 길어지는 것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가을이 짧아지며 주요 업체들의 가을옷 재고도 많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션·의류업계는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겨울철 옷이 얼마나 팔리느냐가 패션업계의 한 해 실적을 좌우하는데, 다행히 올해 겨울 한파가 예고된 상황이다.
이달 들어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며 주요 패션 브랜드의 겨울 의류 판매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LF[093050]가 전개하는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의 헤비 아우터(방한용 외투) 매출은 지난 9월부터 약 두 달간 330%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보브의 경우 지난 1∼7일 코트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41.2%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톰보이의 패션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의 아우터 카테고리 매출은 55% 늘었다.
주요 플랫폼의 의류 거래액도 증가세다.
무신사에서 지난 1∼7일 패딩·헤비 아우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다.
W컨셉은 지난 1∼7일 니트, 아우터 등 겨울 의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고 밝혔다. 풀오버, 캐시미어, 가디건 등 니트류 매출은 30%, 아우터 매출은 11% 각각 증가했다.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영뷰티 비건 브랜드 '어뮤즈'를 인수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대표적이다. 어뮤즈의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421억원)은 지난해 연간 매출(36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어뮤즈 실적은 오는 4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비디비치는 글로벌 뷰티 시장 트렌드에 맞춰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라며 "스위스퍼펙션과 뽀아레는 아시아와 북미로 사업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오에라의 중국·동남아 면세점 등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신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생산·유통 계열사와 협업해 신규 뷰티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LF도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를 필두로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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